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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항공산업]에어프레미아, '하이브리드' 정체성…자금마련 부담중형기 보잉 787-9 도입, 대표이사 교체 등 내홍…이달 변경면허 제출

임경섭 기자공개 2019-05-16 08:59:09

[편집자주]

2019년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LCC 3곳이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2개 FSC와 9개 LCC로 재편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격동기를 맞고 있다. 수년 간 지속됐던 가파른 여객증가세가 주춤하고 국내 항공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동하는 항공사의 현황과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4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항공사(Hybrid Service Carrier)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표방하면서 단번에 항공업계 진입에 성공했다.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평가 받는 에어프레미아는 다른 신생 항공사의 사업모델에 비해 초기 재무부담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사업 준비에 분주해야할 상황에 에어프레미아는 내홍을 겪으며 표류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항공사(HSC)를 정체성으로 세우고 FSC와 LCC의 장점을 적절히 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300인승의 보잉 787-9 항공기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목표로 한다. 기존 LCC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사업성을 인정 받았다.

에어프레미아가 준비한 자본금은 경쟁사들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 면허 신청 당시까지도 등기부등본상 납입자본금은 26억원에 그쳤다. 최종적으로 납입자본금 179억원과 자본잉여금 188억원을 마련하면서 150억원 기준을 넘겼다. 하지만 경쟁사인 플라이강원(400억원), 에어로케이(450억원)에 비해서는 준비가 부족했다.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의 사업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많은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쟁사들은 180인승의 항공기를 들여오지만 에어프레미아는 300인승의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기 때문에 비용 지출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면허 심사 과정에서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9 항공기의 LOI 제출이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늦었다. 기체 도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LOI 체결 시점을 늦추고자 했기 때문이다.

기존 항공사들이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은 에어프레미아에 부담을 더한다. 2010년 사명을 바꾼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상장에 성공하면서 비로소 결손금을 모두 해소했다. 반면 2009년 운항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48%에 달한다. 2015년 면허를 획득한 에어서울도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972%에 달한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좋은 조건에 항공기 리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비용 부담이 다른 신생 항공사들에 비해 과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는 2020년 9월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항공기 리스사인 ALC와 보잉 787-9 신조기 3대의 운용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리스 회사도 에어프레미아 경영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신생 항공사가 도입 가격만 7500억원 가량 되는 비행기 3대를 리스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사업 초기에는 오사카와 도쿄 등 단거리 노선과 상용수요가 많은 호치민·하노이에 우선적으로 항공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절차가 까다로운 미국 취항 준비도 진행한다. 에어프레미아가 중장거리 노선에 안착하고 흑자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미국 진입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프레미아 등기임원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항공면허 취득에 성공한 직후 곧바로 내홍을 겪기 시작했다.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 동안 곪았던 문제가 터진 것이다. 준비 과정에서 김종철 전 에어프레미아 대표와 경영진들 사이에 갈등이 커졌고, 면허를 받은 이후 기존 경영진들이 김 전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분열이 시작됐다.

이에 김 전 대표를 제외한 이사진은 에어프레미아의 주주대표로 있던 심주엽 전 휴젤 대표를 영입했다. 심 대표는 휴젤의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홍성범 원장과 함께 에어프레미아에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심 대표는 지난달 19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여기에 불만을 품은 김 전 대표가 사임하면서 경영권 분쟁 더욱 혼란한 상황을 맞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일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다음날 곧바로 변경 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사내이사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업 초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운항자금 마련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에 내부 다툼으로 사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장 대표이사 변경으로 국토부에 변경면허를 신청해야 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달 안으로 국토교통부에 변경면허 신청을 낼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오히려 심 대표 체제가 추가 투자금 유치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심 대표는 투자분야 전문가로 해당 분야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라며 "현재 재무적 투자자로 투자 의견을 밝힌 곳이 많다.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만 150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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