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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엑소좀 "4세대 항암제 내년 전임상 목표"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면역항암제, 국내 비롯 美·日·中·EU 특허 등록

강인효 기자공개 2019-05-29 08:29:36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8일 12: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은 인류가 아직 극복하지 못한 질병이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새로운 의학 기술로 차츰 극복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항암제는 그동안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모두 극복한 새로운 항암제 기술 중 하나가 엑소좀 기반 항암제다. 엑소좀의 선두 주자인 로제타엑소좀 창업자인 고용송 교수는 "내년 상반기 중에 암 환견(암에 걸린 개)을 이용해 박테리아 엑소좀의 면역항암제 효능 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제타엑소좀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차세대 면역항암제 전임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세대인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이 컸다. 2세대인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부작용은 덜하지만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한계였다. 3세대인 면역항암제는 근본적으로 암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인간 고유의 면역기능을 강화해 암 발생 부위를 치료한다. 따라서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고 적용 대상이 넓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기존 면역항암제는 반응률이 20% 수준에 그친다.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높이는 게 의학계의 최대 관심사다. 그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엑소좀'이다. 엑소좀은 30~1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소포체(Vesicle)로, 세포의 단백질과 핵산·지질 등의 다양한 물질을 다른 세포로 전달하는 운반체를 말한다. 엑소좀은 생체 내 세포나 기관 간의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한다고 해서 '세포의 아바타'라고도 불린다. 최근 연구 결과, 엑소좀의 약물 전달체로서의 특성이 밝혀지면서 글로벌 바이오 벤처들도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엑소좀 연구에서 가장 앞선 회사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가 로제타엑소좀이다. 고용송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 지난 2016년 8월 창업한 로제타엑소좀은 박테리아 엑소좀에 기반한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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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엑소좀 창업자 고용송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로제타엑소좀은 고용송 포스텍 교수, 김광표 경희대 교수, 이창진 박사가 주축이 돼 설립된 엑소좀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이다. 자본금은 8억5000만원(2018년말 기준)으로, 고용송 교수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어 김광표 교수와 이창진 박사(현 로제타엑소좀 대표)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로제타엑소좀은 최근에는 R&D 자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시리즈A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송 교수는 지난달말 일본 교토에서 열린 '국제엑소좀학회(ISEV·International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 2019)'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기조 강연을 하기도 했다. 고 교수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이 정상적인 세포에 물질을 전달해 암이 성장하고 전이하는 데 중요한 혈관 신생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첫 번째 논문에서 시작됐다"며 "수많은 연구를 거쳐 박테리아 엑소좀이 인체 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최근의 연구로까지 이어지면서 엑소좀을 이용한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엑소좀의 한계는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로제타엑소좀은 줄기세포가 아닌 미생물에서 엑소좀을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해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을 확보했다.

고 교수는 "엑소좀은 나노 사이즈의 생체 입자여서 대량 생산을 하는데 그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특히 박테리아에서 엑소좀을 분리하는 기술을 통해 엑소좀을 대량 확보하면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뛰어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엑소좀 관련 등록 특허만 54건(해외 33건, 국내 21건), 출원 특허는 46건(해외 32건, 국내 14건)에 달할 정도로 엑소좀에 관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로제타엑소좀은 내년 상반기 중에 암 환견(암에 걸린 개)을 이용해 박테리아 엑소좀의 면역항암제 효능 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또 "이미 비임상과 임상에 필요한 품질 관리와 약리 작용 규명을 위한 해당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낮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된 박테리아 엑소좀의 면역 항암 약가가 매우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엑소좀 기업들보다 엑소좀을 활용한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제타엑소좀은 포스텍 생명공학연구동 내에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부설 연구소를 두고 있다. 서울 중앙보훈병원 보훈의학연구소 내에는 엑소좀을 이용한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부설 연구소가 있다. 연구소마다 4~5명의 연구 인력들이 상주하고 있다. 로제타엑소좀 총 임직원수는 11명으로, 이중 연구원은 박사 7명, 석사 2명, 학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로제타엑소좀의 파이프라인은 △엑소좀 정제 기술 △엑소좀 기반 진단 기술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항암제 등이다. 현재 엑소좀을 분리 정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정제 키트(kit)는 미국 SBI사의 '엑소퀵(ExoQuick)'이 시장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로제타엑소좀은 지난해 5월 엑소좀 분리 정제 키트인 '엑솔루트(ExoLutE)'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엑솔루트는 기존 제품 대비 높은 순도와 높은 효율성, 그리고 짧은 추출 시간을 가지고 있어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제타엑소좀은 또 췌장암 진단 키트(면역 화학적 진단 키트)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주력 파이프라인인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항암제는 기존의 면역항암제와 전혀 다른 방식의 새로운 면역 항암제로 거는 기대가 크다. 내년 전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는 인체 유래 줄기세포가 아닌 미생물에서 엑소좀을 추출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글로벌 엑소좀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약 2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소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는 고용송 교수는 서울대에서 화학을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생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국제엑소좀학회(ISEV)가 창립하기도 전인 2009년 한국엑소좀학회(KSEV·Korean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를 출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고 교수는 지난 20년간 엑소좀 연구에 매진해 온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현재까지 게재한 엑소좀 관련 논문만 86편에 달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고 교수는 현재 국제엑소좀학회지(JEV·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 편집장이자 아시아·태평양엑소좀학회(APSEV·Asian-Pacific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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