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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오너 없는 유한양행, '이사회 분리가 맞나'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미분리…대표 직속 5개 위원회 설치해 의사결정 전문성 강화

강인효 기자공개 2019-06-10 08:13:54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준수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11: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은 좋은 기업 지배 구조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유지를 받들어 오너 일가는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유일한 창업자 일가는 회사 지분도 없다. 종업원 지주 회사 체제가 이뤄져 있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CEO가 되는 게 전통이 된 회사다.

유한양행이 제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준수율은 67%로 나타났다. 타 제약사들과 비교해도 준수율은 높은 편이다. 다만 오너 없는 회사에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각종 지표 탓에 미준수 항목이 일부 눈에 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분리 규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너가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모두 장악해 전횡을 부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이지만 유한양행은 해당사항이 없다. 집중 투표제의 경우에도 주주들로부터 제안이 없다는 이유로 도입을 하지 않았다.

유한양행이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5개의 감사기구 관련 핵심지표를 모두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관련 핵심지표 6개 항목 중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 2개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현재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 2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어 감사위원회는 설치돼 있지 않다. 유한양행은 내부감사기구로 2인의 감사를 두고 있는데, 1인은 상근감사, 나머지 1인은 비상근 감사 형태다.

상근감사는 현재 4년간 감사업무를 수행 중에 있다. 비상근감사는 7년간 감사업무를 수행 중인 회계·재무 관련 전문가(세무사 자격증 보유)로서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 존재 여부도 준수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대표이사와 의장의 분리가 돼있지 않다. 통상 오너가 있는 기업의 경우 회사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지키기 위해 대표이사(전문경영인)와 이사회 의장(오너)을 따로 둔다. 유한양행은 애초에 오너가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같은 규정이 없어도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
이정희
전문경영인이 이사회의장을 맡으며 오히려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의사 결정 속도를 빨리 하는 장점이 있다. 유한양행의 현 CEO인 이정희(사진) 사장은 1978년 유한양행을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이지만 적극적인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유한양행의 성장에 기여를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아울러 집중투표제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곳은 녹십자홀딩스가 유일하다.유한양행은 현재까지 특별한 요청이 없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 주주의 의견 반영을 위해 1%미만의 지분을 가진 주주에게는 전자공시로 소집 통지를 갈음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주주에게 소집통지서를 우편 발송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현재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 2조원 미만의 기업이어서 임원 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와 사내·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설치 등의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사회 내 이들 위원회도 설치돼 있지 않다.유한양행은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지만, 대표이사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분산하고 업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을 위해 대표이사 사장 직속으로 △운영위원회 △신제품출품전략위원회 △연구위원회 △사원운영위원회 △홍보위원회를 두고 상시 경영 현황을 보고 및 공유하는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향후 별도기준 자산 2조원을 초과하는 주주총회 이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사내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필요시 설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정관에 의거해 이사회 결의 및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명시적인 배당 정책은 없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배당 역시 오너 체제 회사와 다른 잣대로 보는 게 합당하다. 다른 대기업은 자칫 배당을 많이 할 경우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린다는 비판을 사지만 유한양행은 이같은 비판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배당 재원을 활용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한양행은 최근 3년간 주식배당은 하지 않았지만, 현금배당은 이어왔다. 배당성향은 2016년(연결기준) 12.7%에서 2018년 39.0%으로 껑충 뛰었다. 유한양행 측은 "최근 3년간 차등배당, 분기배당 및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았고, 특히 차등배당의 경우 배당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익법인(유한재단)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구체적인 검토를 실시한 바는 없다"며 "다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근 3년동 안 매년 5%의 무상증자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지배구조 핵심지표_20190605
유한양행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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