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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를 대하는 엘앤피코스메틱의 역발상 [thebell note]

전경진 기자공개 2019-06-12 14:38:5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0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피코스메틱이 기업공개(IPO) 의사를 다시 내비쳤다. 국내 1위 마스크팩 브랜드의 IPO 선언에 시장은 반기면서도 의아해 한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이다. 처음 IPO를 선언한 2016년과 달리 화장품 기업들의 '몸값(시가총액)'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사드 배치 문제로 주요 매출처인 중국과 무역마찰이 생겼고 실적도 크게 떨어졌다.

그 배경에 엘앤피코스메틱만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우선 이번 기업공개에서 몸값 욕심을 지양하고 증시 입성 자체에 방점을 뒀다.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상장사 신분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마스크팩 '메디힐' 브랜드로 아시아지역에서 입지는 확고히 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브랜드 파워가 약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상장 기업으로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은 줘야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무리한 밸류 요구보다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인상도 강하다. 엘엔피코스메틱은 미국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M&A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상장사로 투명성이 제고될 경우 M&A 과정에서 믿을 만한 협상 파트너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모 과정에서 1억원 더 얻기 보다 IPO 후 상장사로서 평판 자본 획득에 더 집중한다.

엘앤피코스메틱의 IPO를 대하는 태도는 사실 이질적이다. 통상 IPO 시장에서는 '물 들어 올 때 노 젓는다'는 표현으로 상장을 이야기한다. 업황과 실적이 좋을 때 IPO를 하고 비싼 값으로 지분을 파는 '거래'가 일반적이다. 공모가가 IPO 시장의 최대 화두인 이유다. 기업 입장에선 일차적으로 더 많은 공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뚜렷하다.

하지만 몸값 상한가에 상장에 나서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특히 '내실'을 다지지 않고 전방 산업의 인기에 편승해 증시에 입성한 경우 더욱 그렇다. K뷰티 유행을 타고 상장사가 된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한 이유다. 주가가 공모가의 반토막이 아니라 3분의 1로 추락한 기업도 수두룩하다. 투자자 피해는 물론 기업의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만 불러일으켰다. IPO로 확보한 평판 자본만 훼손시켰다.

최근 중국 화장품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IPO 재개 소식이 속속 시장에서 들리고 있다. 이럴 때 IPO가 단순히 공모자금 조달 수단이 아닌 평판 자본 확보 통로라는 점을 기억하면 어떨까. IPO 후 기업 평판만 더 나빠지는 우를 범하진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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