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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에이치엔티, 휴림로봇 투자…노림수는 실탄 활용 자율주행 확장, 오너십 공백 이해관계 부합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19 08:11:19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7일 14: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조합을 새주인으로 맞이한 에이치엔티가 해외 핵심 자산을 판 자금으로 새로운 상장사에 투자를 단행했다. 에이치엔티는 유일하게 돈을 버는 베트남법인 경영권을 팔아 실탄을 마련한 상태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에이치엔티는 자율주행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첫 단추로 휴림로봇(옛 디에스티로봇) 지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휴림로봇 역시 기존 최대주주가 떠나면서 경영 공백기를 겪고 있다. 상호 이해관계가 맞은 셈이다.


휴림로봇

카메라 모듈 제조 상장사인 '에이치엔티'는 최근 휴림로봇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542만여주의 신주를 약 50억원에 취득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6.62%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에이치엔티는 이 단 한번의 거래로 휴림로봇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에이치엔티는 최근 한국전자를 비롯해 투자조합 컨소시엄을 새주인으로 맞이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꾀하고 있다. 에이치엔티가 타깃으로 삼은 신사업은 '자율주행'이다.

새로운 최대주주 측은 에이치엔티 경영권 확보 직후 주주총회를 열고 △3D 정밀지도 시스템 구축과 △자율주행 센서 개발 △자율주행 시범지구 구축 △차량 인프라 AI 개발 △인구이동 빅데이터 AI 개발 등 자율주행 관련 사업 14개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경영진 역시 대부분 IT와 기계 공학 전문가들로 채웠다.

휴림로봇 지분 투자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휴림로봇은 국내 대표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이다. 직각 좌표 로봇과 로봇 응용 시스템, 모션 컨트롤러 등 산업용 로봇 관련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 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

투자금 조달 구조도 눈길을 끈다. 한국전자 컨소시엄은 기존 에이치엔티 최대주주 측의 경영권 지분 32.02%를 266억원에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이는 구주 거래로 에이치엔티 재무구조와는 무관한 거래였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추가로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자금은 8월 말에야 납입된다.

이에 새주인과 에이치엔티는 본업인 카메라 모듈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는 대가로 자금을 수혈했다. 경영권 매매 거래와 동시에 베트남법인(HNT Vina Company Limited) 지분 51%를 팔아 117억원을 마련했다.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2119억원의 매출과 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에이치엔티는 별도 기준으로 12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베트남법인 덕분에 연결 기준 실적은 이익이 났다. 베트남법인이 에이치엔티 전체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에이치엔티 새주인은 이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전혀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실상 에이치엔티는 상장 유지를 위한 '셸'(껍데기)로만 활용하고, 자율주행을 '펄'(진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현재까지 자금 흐름만 놓고 보면 외부 자금이 아닌 기존 보유 자산을 판 자금으로 신사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휴림로봇 입장에서도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휴림로봇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중국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가 보유 지분을 대거 처분하면서 오너십 공백기를 맞았다. 2016년 28%가 넘었던 대주주 지분은 연이은 장내·외 매도로 6.74%까지 줄어든 상태다. 다행히 현 경영진이 안정적으로 이사회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적대적 M&A 등 지배구조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산업용 로봇 시장이 전방 산업 부진 여파로 정체기를 맞고 있어 새로운 사업 전략 또한 필요했다. 결국 양 사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전격적으로 투자가 성사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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