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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기로 반도체 기업 진단]원익IPS,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거는 기대테라세미콘 합병 탓 적자 '직격탄'…하반기 회복세 전망

윤필호 기자공개 2019-07-08 08: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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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중국 발 반도체 굴기의 공습으로 한차례 흔들리더니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수요 침체까지 겹치면서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대형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적자 전환 우려에 직면했고 중견 반도체사들도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 팹리스, 부품, 장비 협력사 등 연관 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 속 주요 기업들의 현황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5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원익IPS가 최근 각종 대내외 난관을 마주하며 실적 부진의 골짜기에 빠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의 충격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원익테라세미콘과의 합병 이슈로 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무역분쟁 완화와 함께 완만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 등 전방 고객사의 공장 건립 등에 따른 수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익IPS는 2016년 원딩홀딩스에서 인적분할을 거쳐 신설된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매출액은 104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86억원과 당기순손실 63억원으로 적자전환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전년도보다 절반 넘게 감소한 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익IPS 부문별매출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열처리 장비 제조업체인 원익테라세미콘과의 합병 이슈가 언급됐다. 지주사인 원익홀딩스는 지난해 자회사인 원익IPS와 원익테라세미콘의 합병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고, 올해 2월 원익IPS가 원익테라세미콘을 1대 0.74의 비율로 흡수합병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원익홀딩스가 원익IPS의 지분 32.9%를 보유한 상황이다. 원익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6.93%를 보유 중인 원익이고, 원익의 최대주주는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으로 38.69%를 보유 중이다.

양사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 효과와 함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노린 결정이었다. 특히 반도체용 증착장비와 열처리장비, 대면적 디스플레이용 열처리장비, 식각장비, 증착장비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대 제품으로 꼽혔다. 그러나 합병은 오히려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합병을 앞두고 양사가 인센티브. 충당금, 재고비용 등으로 총 100억원 이상 비용을 일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적자로 인한 충격 여진이 이어졌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저성장 기조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이 부진한 모습이다. 1분기 일시적인 적자에서 벗어나 다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어닝쇼크에 가까운 부진이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71.3%, 79.9% 감소한 63억원, 4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8% 감소한 1311억원에 그쳤다. 2분기 역시 상황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부터 완만한 실적 회복세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합병 이슈에 따른 후속 조치들이 마무리되고 비용부담 요인도 소멸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이 제품개발이나 영업 등 원익IPS의 근본적인 능력의 훼손이 아니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오히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모두 포괄하는 다양한 반도체 장비 라인업을 갖추면서 장점을 극대화 했다. 특히 원익테라세미콘과의 합병으로 제품군은 더욱 풍성해졌다. 여기에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사업을 노린 경제보복으로 인한 반도체 국산화 수혜도 기대하는 눈치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시 반도체 업황도 회복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회사가 멈췄던 투자를 재개할 경우 원익ISP 실적도 본격적인 개선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가 전혀 반영 되지 않았고, SK이닉스와 중국 쪽의 투자도 최소화된 상황"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삼성전자의 낸드(NAND)와 LSI 신규 투자, 내년 디램과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까지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격적인 성장세는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반도체 업계가 재고 소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캐파(Capa) 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투자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집행되는 추세고 국내에서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가능성도 조만간 현실화될 예정이다.

원익IPS 실적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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