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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업 리포트]에코프로 소재업 '톱', SK이노베이션에 달렸다⑥전기차용 양극재 빠른 성장, 2023년까지 캐파 6.2배 확대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09 14: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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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차전지 시장은 '배터리 전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동박업체 KCF테크놀로지스(KCFT) 인수를 발표한 이유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도 고공행진이다. 더벨이 2차전지 시장의 흐름과 대그룹들의 전략, 그리고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8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시작은 미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016년 5월 에코프로의 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자회사다. 지배기업인 에코프로는 2003년부터 양극활물질을 소량 생산했다.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SDI 등과 함께 이차전지 소재 개발을 함께 했고, 2007년 제일모직에서 사업권과 생산설비 등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12년이 지난 현재 에코프로의 2차전지 사업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매출은 180배, 캐파는 1200배 커졌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2차전지 완제품 업체의 캐파 확장에 에코프로도 동참했다. 글로벌 1위 양극재 제조사가 목표다.

에코프로는 제2 도약의 발판으로 SK이노베이션을 낙점했다. 전기차 수요가 매년 '기하급수'로 늘면서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수주도 급증하고 있다. 3년 동안 캐파를 3.7배(목표치 60GWh) 늘리는데, 공장을 풀가동해야 할 만큼 수주를 따낸 상황이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유럽의 우미코어(Umicore)에 이어 두번째로 SK이노베이션에 납품 비중이 높은 공급사다. SK이노베이션의 수주 증가는 곧 에코프로비엠의 매출 증가를 의미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에 사활을 걸고 나서는 점도 공급사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 미국공장에 전기차 배터리를 단독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부터 배터리 납품에 들어가는데, 계약 규모는 전기차 200만대 분량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에코프로비엠은 7~8년 안팎의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60kWh 배터리 기준 전기차 한대에 120kg의 양극재가 들어간다.

에코프로비엠의 SK이노베이션 납품 물량은 매년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2015년 5톤의 양극재를 납품했는데, 지난해 1190톤으로 커졌다. 4년 동안 납품 물량이 238배 커졌다. SK이노베이션에 납품할 양극재(NCM811)가 에코프로비엠의 주력 상품으로 부상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톱3 배터리 업체를 목표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SK와 에코프로비엠의 공급사슬이 꾸준히 유지되는 한 양사는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와 '화학적 결합'이 좋다는 평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기술개발을 해왔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중 니켈은 배터리 용량과 관련 있고, 코발트는 안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가 고루 섞인 제품이 대세였는데, 앞으로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의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니켈값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코발트 가격은 비싼 점도 관련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계열 양극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경쟁사인 엘앤에프 등은 코발트 비중이 높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의 제품 전략은 일치하는 셈이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 외에도 삼성SDI 등에 납품하고 있다. 밀려 들어오는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려면 증설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전지업계는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수요에 대응하려면 2022년까지 캐파를 11만톤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캐파는 2만9000톤인데, 2020년 5만5000톤, 2023년 18만톤까지 캐파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수익 중 대부분을 설비 확장에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매출처인 SK이노베이션이 양극재 내재화를 검토하지 않고 있어 캐파 증설에 따른 리스크가 없다.

양극재 공급사슬
2차전지 소재 양극재 공급 사슬.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를, 에코프로GEM이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출처 : 메리츠 종금증권)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소재업체 중 빠른 성장이 확실시되는 곳 중 하나다. 양극재와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를 함께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도 완성됐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가 중 70% 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전구체와 양극재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현재 전구체는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GEM이 생산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5891억원의 매출(영업이익 502억원)을 냈다. 연평균 146%씩 성장했다. 에코프로GEM은 지난해 569억원(영업손실 26억원)의 매출을 냈다. 설립 3년차를 맞은 만큼 향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에코프로는 환경오염 저감 시설을 생산하는데, 매출의 96.5%는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나온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고객사인 SK이노베이션의 수주가 늘고 있어 향후 매출이 빠르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사의 증설에 맞춰 에코프로비엠도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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