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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재무통 여승주, 굵직한 M&A 그의 손 거친다⑥한화생명 인수 이은 IPO, 삼성빅딜 담당…한화증권 위기서 해결사 역할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17 08:29:55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승주(사진)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 내 자타공인 재무 전문가다. 한화에너지(옛 경인에너지)로 한화그룹에 첫 발을 디뎠지만 재직한 35년 대부분을 금융 및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한화그룹 내 굵직한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등은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인수와 IPO, 그리고 삼성그룹의 방산·화학사 빅딜(Big Deal)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는 위기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한화투자증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헤지운용 손실과 구조조정 후유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며 조직을 안정화 시키는 역할을 했다. 올 초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오르며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이루게 된 것도 금융부문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금융계열사 수직계열화, 신회계기준(IFRS17) 대비 등은 물론 M&A 및 신사업 추진 등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본 출신 전문경영인…재무부서 및 금융계열사 담당

여승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구조조정본부 출신 전문경영인 계보를 잇는 인물이다.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뒤를 잇는 후임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조정본부 출신 인물은 대부분 그룹의 안살림을 도맡았던 만큼 재무통으로 통한다. 여 사장 역시 재무는 물론 금융분야 전문가로 성장한 인물이다. 1985년 서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한화에너지로 입사해 한화그룹과 연을 맺었다. 줄곧 재무부서에서 근무하다가 IMF 구조조정으로 구조조정본부가 신설되면서 그룹 일을 맡게 됐다.

그는 한화그룹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맡았던 실무 담당자로서 숫자에 밝고 꼼꼼한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의 판을 읽을 줄 아는 것은 물론 위기 대응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를 인정받아 구조조정이 끝난 지난 2000년 부장으로 승진했고, 3년만인 2003년 상무보 자리에 오르며 임원이 됐다. 특히 당시 여 사장은 구조조정본부 재경팀장으로 한화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역할을 하며 그룹의 신임을 얻었다. 타당성 검토와 시너지 평가 등 실무업무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한화생명 인수를 기점으로 그는 금융계열사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의 조직 안정화 및 실무 파악 등을 위해 인수 직후인 2004년 한화생명 재정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7년간 재무는 물론 경영혁신팀·신규사업TF팀·전략지원팀 등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IPO추진TF팀장으로 IPO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인 2012년 다시 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실로 복귀했다.

그룹으로 복귀한 여 사장은 전략팀을 맡으면서 태양광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업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굵직한 M&A 등을 지휘했다. 특히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방산 및 화학사를 인수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던 사안으로 이를 성공시키며 그룹 내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삼성 빅딜 이후 여 사장은 경영전면 나서기 시작했다. 경영자로서 첫 데뷔무대는 2016년 한화투자증권이었다. 여 사장은 입사 31년만에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 앉으며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극심한 구조조정과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운용 손실로 매각설까지 돌던 때다. 그가 취임 할 무렵 한화투자증권은 무려 1600억원을 웃도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위기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여 사장은 조직 안정화를 이루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데 집중했다. 중소형 증권사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며 금융투자업계 내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와 기업금융(IB)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 등을 펼쳤다. 존폐위기까지 갔던 상황에서 여 사장을 믿지 못하는 시장 분위기에서 그는 '그룹 내 자신의 입지'를 피력하면서 신뢰를 호소했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 중소형사 M&A는 이루지 못했지만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이끌어내면서 외형확대 목표를 이뤘다. 리테일은 물론 IB 인력을 충원하고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1년만에 전 사업부문은 흑자로 돌리고 6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내며 안정화에 성공했다. 당장 급한불을 끈 그는 2017년 한화생명에 복귀하고 곧바로 사장으로 진급했다. 그리고 2년만인 올 초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승계·IFRS 등 현안 해결사 역할…금융계열사 총괄 업무

여 사장이 한화생명으로 이동한 것 역시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금융사업의 핵심이자 승계에 중요한 키(Key)를 쥐고 있다. 금융 계열사를 한화생명 아래로 수직계열화 시키고 김 회장 둘째 아들인 김동원 디지털혁신실 상무 중심의 조직을 구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22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확충도 추진해야 한다. 그룹 내부적으로 활발한 소통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보험 전문성과 인맥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 사장의 역할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추가 M&A 등을 통해 외형확대 및 신사업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와 금융 전문가인 여 사장이 해야 할 일도 확대되고 있다. 그는 대표이사로 부임하자마자 롯데카드 인수전을 지휘하는 것은 물론 M&A를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을 들여다 보고 있다.

한화그룹 내부적으로는 여 사장이 그룹 안살림을 맡았던만큼 구석구석을 잘 아는 것은 물론 입지를 활용한 업무 추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더욱이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금융계열사를 이끌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예상한다. 8년간 장수 CEO였던 차남규 부회장의 뒤를 잇는 후임으로 향후 단독 대표체제가 확립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승주 사장은 한화그룹 내 대표적인 M&A였던 한화생명과 삼성빅딜 등을 추진한 재무 및 금융전문가"라며 "금융계열사에 있는 다양한 현안들을 풀어낼 적임자로 부각되며 앞으로 승계, 신사업 등 다양한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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