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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위기마다 승부수…이번에도 강공 갈까 2001년, 2008년 경쟁사 감산기에 확장 정책으로 시장 지배…'라인 최적화' 간접 감산은 검토

윤필호 기자공개 2019-07-29 07:30:05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6일 16: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어닝쇼크라는 성적표를 들고 낸드플래시 감산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재고 부담을 해소하고자 감산에 나섰다.

관심은 삼성전자의 선택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 시장 위기 때마다 경쟁 업체들의 감산에도 홀로 버티며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다. 1996년 이후론 감산에 나선 적이 한번도 없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라인 최적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감산 효과는 예상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 생산량 감산 조치를 발표했다.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 줄이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됐던 10% 감산에서 폭을 더 확대했다. D램의 경우 이천 M10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CMOS 이미지 센서(CIS) 양산용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감산 결정이 어닝 쇼크 탓이다.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9% 줄어든 637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진 수치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무엇보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가장 크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25% 급락했다.

앞서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을 각각 5% 감산하는 결정을 내렸고, 지난 6월에는 낸드플래시 감산량을 10%로 확대했다. 마이크론의 2분기(작년 12월~올해 2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21%, 45% 감소한 58억4000만달러(약 6조9180억원), 영업이익 19억6000만달러(약 2조3218억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재고현황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1Gx8 2133MHz PC향 범용) 고정가격은 연초 6.00달러로 거래됐지만, 지난달 3.31달러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메모리카드·USB향 범용)는 4.52달러에서 3.93달러로 내렸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감산계획 등의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관련 입장은 오는 31일 진행하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뒤따라 감산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현재까진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은 라인 최적화를 하고 낸드는 감산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라인 최적화를 하다보면 세팅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 생산을 못해 결과적으로 감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정도 규모로 감산으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재고 관리엔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2015년 말 18조8118억원 규모에서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말 31조4560억원으로 67.2% 증가했다.

삼성전자 D램 점유율

삼성전자는 위기 상황 때마다 확장 정책을 펴 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을 줄인 것은 23년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삼성전자는 당시 4메가 D램 반도체 생산량을 월 800만개에서 400만개로 감산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은 과잉재고 현상을 해소하고자 잇따라 감산 발표를 했고, 삼성전자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는 한번도 감산 결정을 내놓은 바 없다. 경쟁사들을 물량과 가격, 기술력으로 압도하며 위기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써 왔다.

지난 2001년의 경우 반도체 경기 위축으로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감산 논의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역으로 가격 승부에 나섰다. 마이크론의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삼성전자의 확고한 1위 체제가 굳혀진 게 당시 승부수 덕이었다. 2000년 18.9%였던 D램 시장 점유율은 2002년 33.1%로 처음 30%를 넘긴 이후 2007년 기록한 27.8%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30%대를 지켰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엔 업계의 도미노 감산 트렌드에서 삼성전자만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지속적인 선행개발과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넘기면서 확고한 시장 지배자로 거듭났다. D램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올라 2009년 33.6%에서 2010년 37.4%를 거쳐 2011년에는 처음으로 40%대를 넘겼다. 지난해 48%로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다른 경쟁사들이 감산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는 오히려 강공 태세에 나서지 않겠냐는 예상도 제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공장 등을 일부러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SK하이닉스와 같이 기존의 라인을 CMOS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검토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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