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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더벨 경영전략 포럼]반도체도 일본에 절대 열위…민간 방어시스템 필요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日산업재 공급 중단시 생산 멈출 것"

윤필호 기자공개 2019-08-29 07:40:0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도 일본에 절대 열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메모리반도체 정도만 일본에 우위를 띠지만 소폭 우위에 그치는 상황이다. 한국은 일본산 비메모리반도체를 대규모로 활용하는 반면 일본은 한국산 메모리반도체 사용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주요 산업별로 일본에 우위를 보이는 분야는 섬유 가전 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의 보복성수출 규제에 맞 대응해 한국도 보복성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여전히 갈길이 먼 상황이다. 기술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핵심 소재 부품 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간 유기적 산업 협력 시스템을 통해 민간 차원의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28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2019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메모리 수출 비중을 늘렸지만 여전히 비메모리 부문에서 수입 규모가 더 크다"며 "최첨단 메모리 제품은 우리나라 경쟁력이 우위에 있지만 반도체 시장은 최첨단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주요 산업별 격차를 무역특화지수(TSI)로 분석했다. TSI는 업종의 순수출액(수출액-수입액)을 해당 국가의 총교역액으로 나눠 산출하는 지수로, 1에 가까울수록 수출비중이 높고 반대로 마이너스(-)1에 가까우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일본을 상대로 절대적인 열위에 있으며 추세적으로도 격차가 좁혀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강자로 떠올랐지만 반도체 산업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절대적인 열위를 보였다는 것이 주 실장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15~2019년도 반도체 TSI 지수는 마이너스(-) 0.526을 기록했다. 이는 2010~2014년 기록한 -0.279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일본을 추월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32억달러 수준의 대일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최첨단 하이테크 메모리 반도체도 우위가 있지만 하위 제품군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한국산 메모리반도체를 일본에 공급하지 말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일본 메이커 및 미국 메이커에 관련 물량만 넘겨주는 셈이 된다. 오히려 일본산 비메모리반도체의 수출 규제에 따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연간 220억달러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최대 경상수지 적자 국가로 전체 261개 교역 대상국 가운데 5위의 수출규모, 3위의 수입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재보다는 주로 중간재와 자본재를 합친 산업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주 실장은 "이번 일본 수출 규제 건으로 뼈저리게 느낀 부분은 국내 산업 구조가 외풍에 취약하다는 점이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천, 핵심 기술이 있어야하고 산업 중간재를 육성해야하는데 기업이나 협회도 정부 정책만을 믿기보다 스스로 방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는 그동안 많은 기술 발전을 이뤄왔지만 일본의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주 실장은 "한국이 수입하는 제품 가운데 일본산 산업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15% 정도 나온다"며 "일본이 산업재 공급을 중단하면 한국은 생산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10~20년전 일본의 산업재 공급 비중이 25% 정도일 당시에 이 같은 규제를 내놓았다면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실장은 일본의 수출규제를 미·중 무역분쟁과 마찬가지로 기술전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산업 경쟁력이 국가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며 "정부는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한다고 했지만 일본은 1970년대부터 반세기동안 기술을 갈고 닦았기 때문에 결국 육성책은 멀리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에도 정부 정책만을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 실장은 "기업들도 정부 정책만 믿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도 단순히 부품·소재 기업을 육성하기만 하면 당연히 제품을 사줄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경쟁력이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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