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에스디생명공학, 자회사 부실 합병에 소송전 '내홍' 알파비앤에이치·셀레뷰에 수백억 출자·대여…경영악화로 0원 가치로 흡수 합병

이충희 기자공개 2019-09-19 08:39:43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생명공학이 올들어 실시한 총 두 건의 자회사 흡수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투자자들과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에스디생명공학이 부실 자회사에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하면서 최소 22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손실을 입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에스디생명공학에 여러 건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싸움을 예고하고 나섰다. 소송전에 휘말린 에스디생명공학은 사정기관의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민형사 소송 제기…조사 불가피

18일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올 4월 에스디생명공학에 총 125억원을 지급하라는 매매대금 청구 소송장을 접수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이와 관련해 A씨를 대상으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A씨 역시 형사상 맞고소 했다.

앞서 B씨 등 투자자 20명은 6월 에스디생명공학과 자회사 알파비앤에이치의 합병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금지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가처분 신청은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7월 기각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을 둘러싼 관계자들이 각종 소송을 제기한 배경은 과거 설립했거나 인수했던 자회사로부터 비롯됐다. 마스크 팩 등을 제조 판매해 성공을 거둔 에스디생명공학은 2017년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 관련 알파비앤에이치와 화장품 관련 셀레뷰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사세를 확장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알파비앤에이치·셀레뷰에 유상증자와 자금 대여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경영 위기를 겪으며 올 상반기 중 에스디생명공학에 흡수됐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부실 자회사로 손실금 220억"

에스디생명공학은 알파비앤에이치에 2017년 5월 약 23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약 1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등 최초 투자금으로만 33억원을 투입했다. 이어 같은해 7월 대여금 명목 40억원, 2018년 두차례 유상증자와 대여금으로 약 80억원, 올 상반기 대여금으로 12억원 등을 추가 투자했다. 일부 상환된 대여금을 빼면 유상증자 대금으로 총 85억원, 대여금 잔액이 46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알파비앤에이치에 큰 자금을 투입했지만 경영은 계속 악화됐다. 알파비앤에이치는 2017년 에스디생명공학에 인수된 이후 올 상반기 까지 매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 규모는 45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8월 알파비앤에이치의 가치를 0원으로 평가해 흡수 합병시켰다.

비슷한 시기 자회사로 편입한 셀레뷰 역시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 에스디생명공학은 2017년 셀레뷰를 설립하고 최초 출자금 6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1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 기간 셀레뷰의 누적 적자가 약 73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이 어려워지자 올 상반기 중 흡수 합병시켰다. 이 때 역시 회사 가치는 0원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한 투자자는 "두 자회사에 남아있는 손실금 80억원은 이들을 흡수한 에스디생명공학의 자본잉여금에서 모두 상각됐다"면서 "자회사 설립과 출자, 흡수 합병으로 비롯된 손실을 합하면 모두 220억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기간 주가도 꾸준히 하락하는 등 모든 경영 상 손실이 에스디생명공학과 일반주주들에게 귀결됐다"고 말했다.

에스디생명공학

◇이사회 정상 개최됐나…투자 적법성 도마위

에스디생명공학 측은 자회사에 대한 자금 투입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 중 하나였다는 해명을 내놨다. 아울러 알파비앤에이치와의 합병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에스디생명공학 관계자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금을 투입할 당시에는 경영이 지금처럼 악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자회사들의 가치를 0원으로 평가해 합병한 것과 관련 "알파비앤에이치는 외부 평가기관에 최초 의뢰한 결과 가치가 제로에 수렴하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왔다"면서도 "금감원의 추가 권고를 받아 가치를 0원으로 산정해 합병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실 자회사에 대한 에스디생명공학의 자금 투입이 박설웅 대표이사의 배임 등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에스디생명공학이 자회사에 출자하거나 자금 대여할 때 열었던 이사회가 정상 개최되지 않았다는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대표는 자회사 출자와 관련해 이사회를 정상적으로 열지 않았다"면서 "무효인 이사록을 바탕으로 자금을 투입한 건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초 투자부터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대여하는 동안 등기임원에게 소집통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에스디생명공학 관계자는 "사업상 의사결정 뿐 아니라 타사에 대한 대여 지분 취득 등 투자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