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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HDC '15년 우군 관계' 종지부 HDC, 삼양식품 지분 전량 매각…"최대주주 경영권 문제 없어, 윈윈 거래"

박상희 기자공개 2019-09-24 07:48: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과 현대산업개발(HDC) 간 오랜 우군 관계가 끝났다. 2005년부터 삼양식품 2대주주(지분율 17%)였던 현대산업개발이 보유 지분 전량을 결정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사퇴 압박에 나섰던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을 앞두고 자금 마련 차원에서 약 15년 간의 삼양식품 '백기사' 역할에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양식품 지분 전량인 127만9890주(17%)를 모두 처분하기로 결의했다. 실제 시간외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을 통해 주식을 처분했다. 삼양식품의 이날 종가(7만7800원)에서 할인율 5%를 적용해 주당 7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매각 규모는 총 947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2005년부터 삼양식품의 백기사 역할을 해온 현대산업개발의 역할도 종지부를 찍게됐다.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과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막역한 친구 사이였다. 현대산업개발은 회장 간의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2005년 당시 화의에 빠져 있던 삼양식품 지분을 20% 넘게 매입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우호지분을 사들여 삼양식품의 '백기사' 역할을 한 것이다.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 세대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호형호제하며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호 관계에 본격적인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3월 열린 삼양식품 주주총회에서 현대산업개발이 5% 이상 주주 자격으로 정관 변경을 제안하면서부터다. 제안 정관은 '모회사나 자회사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손해를 끼치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영진(등기이사)은 결원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었다. 횡령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전 회장을 겨냥한 주주제안이었다. 주주 제안은 부결됐다.

6월말 기준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33.26%)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47.22%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50%에 육박한다"면서 "현대산업개발이 보유 지분 17%를 매각하더라도 최대주주 경영권에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분 매각 관련 삼양식품에 사전 공지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주총 당시에도 삼양식품에 사전에 알리지 않고 돌발적으로 정관 주주 제안에 나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화의에 빠져 어려울 때 현대산업개발의 백기사 역할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면서 "현대산업개발도 이번 지분 매각으로 상당한 자금을 손에 쥐게 된 만큼 양사가 '윈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 등이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 최근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2010년대 초반 삼양식품 주가는 1만원대에 머물렀다. 현대산업개발은 삼양식품 주식을 1주당 7만4000원에 매각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M&A에 뛰어든 현대산업개발은 삼양식품 주식 매각자금을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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