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자동차부품사]만도, 미래차로 '제2전성기'?사드 사태 때 선제 투자…'섀시 부품'에 'ADAS' 접목, 기술력 확보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24 08:25:53
[편집자주]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미래차로 이동하고 있다. 부품사들에도 이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부품사들은 선제적 연구개발(R&D)과 새로운 투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단행하며 다가올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의 현황과 미래차 부품 개발 성과를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2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자동차부품사 만도가 또 한번 변화를 꿈꾸고 있다.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변화는 만도 스스로 혁신을 모색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주력인 섀시(Chassis) 부품에 미래차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접목시키는 실험을 가속화 하고 있다. 새롭게 열리고 있는 미래차 시대에 걸맞는 차세대 부품 개발에 성과를 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채비를 마쳤다.1962년 설립된 만도는 거의 모든 종류의 섀시부품을 생산하는 전세계 유일의 부품사로 성장했다. 섀시부품은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등 차체 등을 제외한 부분으로 주행에 필요한 구성부품들을 말한다. 만도는 완성차에서 직접 생산하는 프레임(Frame)과 엔진(Engine), 동력계(Power Train) 부품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섀시부품을 생산한다.
섀시부품에서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만도는 승승장구했다. 차량 내외장재 등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다른 부품들에 비해 만도가 주력해 왔던 섀시부품 분야는 후발주자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연기관을 대체할 전기차, 수소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고,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 하면서 만도의 고민이 시작됐다. 섀시부품의 생산과 공급만으로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2017년 '사드 사태' 여파로 만도의 성장성에도 물음표가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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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라홀딩스에서 분할된 뒤 첫 성적표를 받은 2014년 만도는 영업이익률 4.61%를 달성했다. 본격적으로 연간 실적을 집계한 2015년에는 매출 5조299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5.01%로 높아졌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에비타(ABITDA)는 4903억원으로 매출 대비 9.25%를 기록했다. 2016년에도 만도는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2017년부터 성장세가 꺾이고, 위기가 시작됐다. 매출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1.47%에 그쳤고, 매출 대비 에비타율은 5.78%로 낮아졌다. 이후 올해까지 이러한 추이는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만도는 영업이익률 2.91%를 기록했다. 매출 대비 에비타율은 8.03%로 집계됐다.
성장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최대 납품처의 실적 등락에 연동해 수익성이 결정되는 취약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만도는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다. 우선 현대·기아차 외에도 GM, 포드, 폭스바겐 등 미국과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도 부품을 공급하며 매출처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현지 완성차업체들도 만도의 주요 고객사로 등장했다.
한편으론 미래차 기술 개발에 선제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사드 사태'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2017년 오히려 연구개발에 더 몰두했다. 2014년 307억원이던 연구개발비 지출은 2017년 2152억원으로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지출율은 2014년 1.78%에서 2017년 3.79%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5.56%인 315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2019년 6월말 현재도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은 936억원이고, 이는 매출 대비 3.2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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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에서 시작된 대대적인 선행투자는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만도는 섀시부품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결합하는 형태로 부품사업을 고도화 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기술력은 미래차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미국 완성차 브랜드에 ADAS기술이 접목된 핸들을 납품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만도는 전자장치 등 ADAS부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완성차들이 자율주행 등 기술 혁신을 이루면서 기존 섀시부품에도 ADAS가 접목된 부품 사용을 늘리고 있다. 차량자세제어 등 기본적인 기술 외에도, 차선이탈방지 등 조향과 브레이크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하는 영역에서 만도의 ADAS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미래차가 상용화 할수록 차량 제작에 있어 모듈화가 가속화되기 때문에 완성차 회사는 앞으로 부품사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섀시부품을 모두 다 만들 수 있고, ADAS 기술까지 접목할 수 있는 만도의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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