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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PEA, 로젠택배 재매각 작업 본격화 원매자 대상 사전 마케팅 한창…복수 SI·FI '관심'

김혜란 기자공개 2019-10-30 13:53:3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0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로젠택배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로젠택배가 국내 택배 시장 4~5위권에 안착한 데다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와 함께 물류 사업의 성장 전망도 밝다는 점에서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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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지난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뒤 잠재적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어링PEA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이달 초 킥오프 미팅을 거쳐 매도자 실사를 진행해왔다.

매각 측은 인수 의사를 보이는 잠재적 원매자들과 접촉하며 티저레터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태핑(수요 조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예비입찰 등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로젠택배는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에 이어 우체국택배와 시장점유율 4~5위를 다투고 있다. 시장에서는 물류사업 확대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베어링PEA는 과거 여러 차례 로젠택배 매각을 시도했지만 최종적으론 무산된 뒤 이번에 재매각에 나섰다. 2016년엔 미국 물류회사 UPS와 협상을 진행했고, 이후 CVC캐피탈파트너스와는 로젠택배 지분 100%를 3300억원에 넘기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했었다. 하지만 CVC캐피탈파트너스 측이 베어링PEA가 '진술 및 보증 조항'을 위반했다며 계약파기를 선언하면서 두 회사는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CVC캐피탈파트너스와의 분쟁은 지난해 말 국제 중재로 마무리 됐다.

로젠택배 매각 추진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베어링PEA는 꾸준히 기업 가치 제고 작업에 매진했고 로젠택배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우량 회사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올해 재매각에 나서기 위해 베어링PEA는 그동안 철저한 준비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올해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1000억원 가량을 추가 투입해 로젠택배의 부채비율을 대폭 낮췄다.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베어링PEA는 지난해 1096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이를 회사가 100% 전부 매입하고 이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증자를 단행했다. CB발행으로 유입된 자금 1096억원은 장기차입금(1285억원)을 상환하는 데 쓰면서 2017년 말 1256억원이었던 장기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이에 따라 2017년 말 457%까지 치솟았던 로젠택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엔 27.18%로 줄었다.

이에 앞서 2017년엔 매년 적자를 내며 연결 재무제표에 부담을 주던 자회사 KGB택배 매각에 성공하기도 했다. 앞서 베어링PEA는 로젠택배를 인수한 뒤 2년 후인 2015년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자본잠식 상황이었던 KGB택배를 인수했다. 하지만 KGB택배는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고 결국 베어링PEA는 인수한 지 2년 만에 KGB택배를 KG그룹에 팔았다.

로젠택배의 실질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에비타)도 베어링PEA 인수 전과 비교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로젠택배의 에비타는 2012년 말 기준 142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7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4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젠택배가 경쟁사와 비교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인수 메리트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로젠택배의 매출은 3717억원, 영업이익 207억원.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8%, 한진택배는 2.1%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지난해 178억원 적자를 냈다. 다만 로젠택배가 '에셋 라이트(Asset-light: 보유자산이 적은)'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 대리점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 등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등이 흥행 여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어 보인다.

한편, 로젠택배는 베어링PEA가 국내에서 단행한 첫 번째 바이아웃 투자다. 2013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나이스F&I가 결성한 '미래에셋나이스PEF'가 보유한 로젠택배 지분 100% 전량을 15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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