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선사들이 한국 선사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소니 등 일본 화주들이 자국 선사에 화물을 실어준다는 것이다"말레이시아에서 현대상선의 현지 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법인장의 아쉬움 섞인 말이다. 일본은 대표적인 선화주 상생 협력의 모델이다. 일본 컨테이너 선사들의 자국화물 적취율은 지난 20여년간 평균 60%에 달한다. 일본 선사들은 자국 종합상사에게 받은 화물을 바탕으로 선박을 발주하거나 자금을 대출받기도 한다. 반면 국내 선사들의 자국화물 적취율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아시아 역내를 벗어나면 적취율은 더욱 낮아진다.
해운업계의 공급 과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급 불균형이 극심한 상황에 화주를 유치하기 위한 선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와 달리 선사들의 서비스가 대부분 표준화되면서 특별히 차별화를 내세울 방법도 많지 않다. 많은 선택지를 가진 화주들이 우위에 선 상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선사가 제시하는 가격이다.
초대형 선박을 대량 발주하면서 규모를 키워가는 현대상선은 세계적인 선사들과 경쟁할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초대형 선박의 인도가 완료되고 100만TEU의 체급을 갖추는 2022년까지 지금의 2배에 달하는 화물을 선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려를 표한다.
국내에서 선사와 화주간 상생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규모에서 차이가 있는 세계적 선사와의 경쟁에서 해외 화주들을 유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국적 선사들이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화주들과의 관계를 다지면서 화주는 국적 선사들에 화물을 실어주고, 이를 통해 선사들은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약 80%의 컨테이너 화물을 보유한 국내 주요 2자 물류 기업들에 대한 규제 법안도 통과됐다. 하지만 선사와 화주가 윈윈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2자 물류 기업들의 시장 주도적 입지에서 나오는 관행을 제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현대상선의 적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주와 상생을 실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국적 선사 화물 적취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의 방안이 오랜 논의를 끝내고 현실화해야 진정한 의미의 화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의 간판인 현대상선 재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화주들의 기여가 중요한 상황이다.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대량으로 건조한 배를 채우지 못한 상태로 운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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