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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양도세 회피 매물 급증 가능성 낮다" [PB센터 풍향계]PB들 "대주주 요건 강화는 예고된 일...주식부자들 이미 대응 중"

김수정 기자공개 2019-11-25 07:28: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1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대주주 양도세 요건 강화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연말 슈퍼개미들의 양도세 회피 매물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PB센터 일선에선 올 연말 매도 규모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대주주 요건 강화는 누누이 예고돼온 사안인 만큼 거액 자산가들은 선제적으로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매도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작년 초를 고점으로 주가지수가 크게 빠지면서 주식부자들의 지분 가치가 자연적으로 축소된 만큼 갑자기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게 PB들의 시각이다.

◇대주주 요건 15억→10억...주식부자들, 보유주식 조절 나서

내년 4월부터 세법상 상장법인의 대주주 요건이 강화된다. 상장법인 주식을 시가총액 기준 10억원어치 이상, 혹은 지분율 기준 코스피 주식 2%·코스닥 주식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대주주로 규정된다. 대주주는 주식매매 차익의 최대 3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대주주 해당 여부는 전년도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계산한다.

상장사 대주주 요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대주주 요건은 15억원 이상이었다. 2017년 이전엔 코스피 25억원, 코스닥 20억원이었다. 정부는 순차적으로 대주주 요건을 강화해 2021년에는 3억원까지 대주주 요건 기준 금액을 낮추기로 했다. 이에 시장에선 올 연말 슈퍼개미들의 양도세 회피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PB들은 올해도 연말에 반짝 매도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급격히 증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2017년부터 대주주 여부 판가름 기준인 보유 주식 시가총액 액수가 점진적으로 작아질 것이라고 예고돼 왔기 때문이다.

잠실에 위치한 A증권사 영업점 PB는 "기준 금액에 가까이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 이를테면 올해 같은 경우 9억원 후반이나 11억원 정도 보유한 사람은 양도세 회피 목적으로 단기 매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케이스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2년 전부터 대주주 양도세 요건 변경 내용을 인지하고 보유 주식을 매도해 다른 종목에 분산하는 식으로 대처해 왔다"고 말했다.

B증권사 청담동 지점 PB도 "슈퍼개미들이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위해 연말마다 기준치 이상 지분 매도하는 양상은 이미 추세화된 패턴"이라며 "2년 전부터 대주주 요건이 10억원, 3억원 순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미리 알려져 왔기 때문에 주식을 많이 가진 고액자산가들 대부분이 이를 인지하고 주가가 오를 때마다 매도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에 주식자산 시가총액 자연 감소 경우도 다수

최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한 데 따라 자연스럽게 대주주 요건을 피해게 된 경우도 상당하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식자산 평가 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작년 초 주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보유주식 시가총액이 10억원 이상이지만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10억원을 밑도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신도림 소재 C증권사 PB센터 지점장은 "이미 2년 전부터 꾸준히 해당되는 손님들에게 정보를 알리고 주식 자산 매도를 권유해 왔다"며 "또한 작년 초부터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주식 평가금액 자체가 저절로 작아져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굳이 주식을 매도할 필요가 없어진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D증권사 강북지역 영업점 소속 PB도 "일례로 기준 금액이 15억원으로 변경되기 직전 해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혀 해당사항이 없던 사람들도 대주주 요건에 가까워졌던 상황이 있었다"며 "하지만 작년 이후 주가가 지금까지 약세 흐름 보였던 만큼 그때처럼 갑작스레 대주주 요건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투자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세제가 변화하는 만큼 어느 정도 혼란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타 증권사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줄 기회로 활용한다는 복안을 깔고 있다. E증권사 PB센터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 충족 여부를 고민할 정도의 주식 자산가들은 대부분 복수의 증권사와 거래한다"며 "규제가 변화하는 만큼 어느 정도 혼란이 따를 텐데 이런 때 다른 증권사들 대비 신속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신뢰 확보에 도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확히 안내 받지 못하는 고객이 생기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PB센터 입장에선 반짝 매도물량이 증가할 경우 원치 않는 회전이긴 하지만 수익률에는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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