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삼성과 LG가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QD)디스플레이 전환 투자를 발표하면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협력사 희비가 엇갈렸다. LCD 전용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당황한 반면 일찌감치 준비를 마친 곳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파인텍은 후자에 속한다.OLED 전환 배경에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진이 있다.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LCD 패널 시장을 잠식하고 가격 공세를 펼쳤다. 삼성·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무수한 협력사들이 피해를 감내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LCD에 백기를 들고 OLED 시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그러나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바일 고객사를 상대로 소형 OLED가 선전하고 있지만 중·대형 OLED는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인텍의 선제적 투자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른 업종까지도 많은 함의를 던졌다. 파인텍은 당초 2년 전까지 LCD 전용 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 관련 사업을 영위했다. 이를 그대로 유지했다면 다른 LCD 업체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7년 과감하게 LCD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OLED 패널 공정에 들어가는 본딩 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중국 LCD 침공이 확대되기 직전인데다 국내 OLED 전환도 불확실했던 만큼 이 같은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실제로 파인텍은 적자를 감내하며 신규 사업 진출 후유증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과감한 판단에 고통이 따랐지만 결국 현명한 선택으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향후 고객사 OLED 전환에 따른 수주 증가도 기대된다. 기업이 기존 사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은 쉽지 않다. 미래를 100% 예측할 수 없고 뒤늦은 결과론만으로 변화를 강요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파인텍의 반전 스토리는 계속해서 발전을 선택해야만 하는 기업의 숙명을 보여줬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은 OLED 시장을 놓고 빠르던 늦던 결국 가야할 길이라고 말한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투자 사례를 보더라도 당시에는 너무 일렀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지금은 그마저 없었다면 중국에 눈뜨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반박이 우세하다.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파인텍의 과감한 도전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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