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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오피스 비즈니스의 진화]독립 백오피스 '첫발' 지제이텍, 종합컨설팅회사 '성장'③"법률·임대·전산 총괄…비용 낮추고 보안·속도 그대로"

허인혜 기자공개 2019-12-26 07:30:30

[편집자주]

자산운용사의 후선 업무를 담당하며 조명을 받지 못했던 백오피스가 '메인오피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문 백오피스 인력에 대한 수요가 치솟은 덕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부서에 그쳤던 백오피스는 최근 독립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벨이 국내 백오피스 업무의 현황과 해외 사례, 금융당국의 백오피스 기술 규제 상황을 들여다보고 백오피스 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립 백오피스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출범한 지제이텍은 자산운용업계의 백오피스 대행에서 출발해 자산운용사의 설립부터 운영까지 관리하는 종합 컨설팅사로 거듭났다. 사모펀드와 전문 자산운용사의 규제가 낮아지던 2015년, 시장이 내로라하는 펀드 매니저에 주목하던 시기, 지제이텍은 운용역과 호흡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미래를 예견했다. 자산운용사에 속한 하위부서가 아니라 자산운용사와 어깨를 견줄 독립 백오피스를 꿈꿨던 지제이텍은 국내 백오피스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지제이텍, 자산운용사 하위부서 벗어난 '독립 백오피스' 첫 발

독립 백오피스는 자산운용사 내 백오피스 부서가 담당하는 역할을 외부에서 수행하는 업체다. 경영과 법률자문, 컴플라이언스, 펀드의 설정과 판매사 연결 등을 포괄적으로 담당하지만 운용사와 협력업체의 관계로 만나는 셈이다.

자산운용사에 별도의 백오피스를 두면 보안유지와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하지만 유관 인력을 채용하고 자체 설비를 갖추기 위해 지출도 그만큼 크다. 백오피스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해서 백오피스 인력을 빼고 자산운용사를 세우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필수 인력인 컴플라이언스 부문 전문가를 차치하더라도 금융당국에 자산운용사 등록 절차를 밟는 것부터가 펀드 매니저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자산운용사가 폭발적으로 늘자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자산운용업계 안팎에서 '공유 백오피스 서비스'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논의됐다. 금융투자협회는 2014년부터 '셰어드 서비스(shared sercive)'라는 공유 백오피스 프로젝트를 기획했지만 여러 벽에 부딪혀 고비를 맞았다. 그때 민간에서 먼저 공유 백오피스 서비스가 출항했다. 지제이텍은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와 맞물려 설립된 자산운용사 컨설팅 업체다.

셰어드 서비스 구상도. *출처: 금융투자협회

독립 백오피스를 활용하면 각 분야의 베테랑을 직접 채용할 필요가 없어 인건비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최재원 지제이텍 대표는 전문사모운용사는 고용 인력이 4~5명에 불과한데 이들 중 전산전문인력, 법조전문인력을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신생사가 베테랑 직원을 뽑더라도 활용할 영역이 많지 않다는 게 최재원 대표의 생각이다. 지제이텍은 운용사를 설립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겪은 베테랑 직원을 발굴해 계약을 맺고 신생 자산운용사와 연결해 준다.

◇IT전문가, 자산운용사 '집사' 되다…비용 낮추고 보안·속도 그대로

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신용평가와 KIS채권평가를 거친 최재원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자산운용업 등록과 전산설비부터 팔을 걷었다. 사무실을 찾고 전산을 설비하는 기본과정부터 인테리어, 통신보안, 법인설립과 그룹웨어 설계, 컨설팅, 전산 인력구성, 홈페이지 구축까지 지제이텍이 맡는다.

투자전략 비밀유지가 생명인 자산운용업계에서 백오피스 업무를 공유한다는 개념은 자칫 위험한 도전처럼 보였다. 지제이텍은 내부 연구소를 설립하고 개별 계약을 추진해 보안을 유지했다. 지제이텍은 2018년 사내에 지제이텍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듬해에는 KT와 '자산운용 ICT 통합패키지' 업무 협약(MOU)을 맺었고, 같은 해 법무법인 원과 금융투자업 법률자문 MOU를 체결했다.

속도는 물리적인 거리로 해결했다. 지제이텍은 최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공유 오피스 '자산운용센터 FISH(Financial Investors' Shared House)'를 열고 고객사의 전산설비를 아예 한 공간에 몰아 넣었다. 사무실이 필요한 신생사들은 지제이텍의 공유 오피스와 계약을 맺고 이 곳에 둥지를 튼다.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면 자사 백오피스 인력보다 먼저 달려갈 수 있도록 고객사와의 거리를 좁힌 확 좁힌 셈이다.

자산운용센터 FISH 전경.

최재원 대표는 자산운용사의 법인 설립부터 업무 시작까지 통상적으로 15주 정도가 걸린다고 봤다. 그중 3분의 1이 사무실을 업무에 맞게 구축하는 시간이다. 일단 종합 자산운용 관리센터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5주가 절약되는 셈이다. 씨앗자산운용, 아스트라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등의 굵직한 자산운용사들이 지제이텍과 손을 잡고 업무 환경을 빠르게 구축했다.

지제이텍와 금융투자협회가 올해 마련한 FISH도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처음 시도한 모델이다. 기존에는 전산서비스 등 하드웨어 서비스 전반을 위탁했다면, FISH에서는 이미 갖춰진 업무 환경에 입주하기만 하면 된다. 주문전달시스템 등 제반 IT, 사무관리, 전산, 운용지원, 시장정보는 선제적으로 마련해 뒀다.

출발은 호주식 셰어드 서비스였지만 종착지는 국제 금융종합 백오피스다. 호주가 종합 자산운용사 관리 서비스의 선진형 모델이었다면 이제 지제이텍의 서비스도 호주의 종합 서비스 수준까지는 올라 왔다는 자신감이다. 최재원 대표는 해외 백오피스 어카운팅 업체를 돌며 벤치마킹할 만한 서비스들을 찾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산운용사 컨설팅 서비스가 한 손에 꼽히지만 금융선진국인 미국은 뉴욕지역에만 자산운용사 어카운팅 업체 50곳이 성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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