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대한토지신탁, '조직개편' 도시정비 힘 싣는다정비팀 확대 기존 4개→6개로, 토지신탁 축소
이명관 기자공개 2019-12-16 09:33:3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토지신탁이 조직개편을 통해 반전을 모색한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도시정비사업의 확대다. 도시정비본부는 영업부문 아래에 있는 조직으로 본부아래 4개팀이 존재했는데, 조직개편을 통해 6개 팀으로 확대됐다. 차입형으로 대표되는 토지신탁을 주로 다루는 사업팀은 기존 8개에서 6개로 줄었다.대한토지신탁의 조직개편은 차입형 토지신탁의 리스크 확대와 맞닿아 있다. 최근 부동산 침체 속에 핵심 사업이이었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서 리스크가 불거졌는데, 새로운 먹거기로 도시정비 사업을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13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이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개편은 영업부문에 주안점으로 두고 이루졌다. 대한토지신탁의 영업부문은 3개 사업본부 아래 각각 4개 팀씩 총 12개 팀으로 이뤄져 있었다. 사업1본부와 사업2본부는 모두 토지신탁을 담당하고, 도시사업본부가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을 맡았다. 본부 성격으로 보면 총 8개 팀이 토지신탁, 4개 팀이 도시정비를 하는 구도였다. 그만큼 토지신탁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도시사업본부가 6개 팀으로 확대 개편됐다. 반면 사업1본부와 사업2본부는 3개 팀으로 줄었다. 도시정비 사업의 비중을 늘리면서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그동안 대한토지신탁은 토지신탁을 통해 성장해온 대표적인 신탁사다. 토지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이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의 대표주자였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주고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주택경기 호황기에 발맞춘 전략이었다.
차입형 토지신탁 확대가 가능했던 것은 그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했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업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가 토지를 수탁받은 후 직접 사업비를 조달한다. 실질적인 사업 시행사 역할을 맡는다. 본계정인 신탁계정대여금을 통해 직접 자금을 충당하기도 하고, 자체 신용도를 기반으로 차입을 일으키키도 한다. 그만큼 사업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다른 신탁상품과 달리 보수가 높게 책정된다.
이렇게 대한토지신탁은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차입형 신탁사업 신규 수주고 추이를 보면 2013년 120억원에서 이듬해인 2014년 2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매년 수백억원 씩 신규 수주고는 불어났다. 2017년 신규 수주액은 1004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에도 이 같은 수주 추세는 계속됐고, 수탁고는 1조원에 육박했다. 작년말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탁고는 9471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전략에 변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대한토지신탁은 올해 차입형 토지신탁 신규수주를 하지 않았다. 작년 부동산 시황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드러나 있지 않던 차입형 토지신탁의 리스크가 노출된 탓이다.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지방에 사업장이 몰려있다. 이름값이 없는 신생 시행사가 토지신탁의 이름과 신용도를 빌려 개발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침체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대부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은 지방에 몰려있다"며 "이곳에서 미분양 문제가 발생해 일부는 선제적으로 손실로 쌓아놨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토지신탁이 신탁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따라 부동산신탁회사의 도시정비사업 참여가 가능해진 상태다.
정비사업은 조합원들이 일부 물량을 책임지는 만큼 일반 개발사업보다는 분양 리스크가 적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분양 매출의 2~5% 수준을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대단지 사업장의 경우 수수료만 100억원을 가볍게 넘긴다. 대한토지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의 대안으로 삼은 이유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도시정비 사업의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토지신탁도 차입형보다 관리형 중심으로 수주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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