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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승부수]두산그룹, 행동으로 보여준 '디지털 전환' 의지혁신 스타트업 설립, 첫 CES 참가…'초불확실성 시대' 확실한 대안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06 08:30:2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2: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올 한해 여느 대기업들보다도 바쁜 시기를 앞두고 있다. 주력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지난해 새로 출범시킨 두산솔루스 및 두산퓨얼셀의 성공적인 육성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두산건설로부터 촉발된 재무건전성 불안을 잠재우는 것도 숙제다.

그러나 이처럼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 외에 장기적이면서도 그룹 체질을 통째로 바꾸는 변화 역시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두산그룹은 올해 '디지털 전환'이란 기치 아래 그동안의 디지털 기술 성과를 수익으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스타트업 본거지인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혁신사업을 시작하고,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CES에 참가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두산그룹이 주력해야 할 과제를 △주력 사업 수익 극대화 △신사업의 본격 성장 △디지털 전환 등 3가지로 요약했다. 앞의 두 가지가 현재 두산그룹이 당면한 과제라면, 마지막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시대 흐름에 발맞춘 근본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체질변화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우선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적 불안한 사업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선진시장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고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의 지정학적 불안도 여전한 가운데 인공 지능(AI)과 5G의 급속한 확산 같은 새로운 도전이 밀려오고 있다"며 "예측이 어려운 '초불확실성의 시대'이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최대한 앞을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은 박 회장이 언급한 초불확실성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대응을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게다가 단순 의례적인 구호도 아니다. 이미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두산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해왔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변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혁신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클루 인사이트'라는 스타트업을 차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클루 인사이트'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차남인 박재원 상무가 설립해 이끄는 회사로, 건설기계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너일가 4세인 박 상무가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뿐만 아니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CES 2020'에 참석하는 것도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CES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전시회로, 그동안 삼성, LG 등 전자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주로 참석해왔다. 중공업과 건설기계를 주로 제조하는 두산그룹이 CES에 참석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CES에 선보일 기술들은 두산그룹이 그리는 미래 건설 현장을 미리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무인 자동화 건설 솔루션인 '콘셉트 엑스(Concept-X)'가 있다. 콘셉트 엑스는 건설현장의 종합 관제 솔루션으로 드론으로 작업장의 지형을 측량하고 무인 굴착기와 휠로더 등으로 작업을 진행시키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두산밥캣은 미국에서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조종 기술과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작업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디지털 전환'의 결과를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적용 중에 있지만 아직 뚜렷하게 사업적 성과로 나타난 사례는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 회장은 "인프라코어의 '무인 자동화 건설현장 종합 관제 시스템', 중공업의 발전소 운영 최적화 솔루션 등 그 동안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 과제에서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며 "올해 CES에서 우리가 제시할 미래 모습을 앞당기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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