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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를 움직이는 사람들]위기때마다 등장한 '현대맨'…정몽규의 용병술①김대철, 아이타워 매각후 그룹재건 중책…유병규, 지주사 전환 특명

신민규 기자공개 2020-01-09 10:00:00

[편집자주]

HDC는 글로벌 리딩 디벨로퍼의 역량을 보유한 국내 보기드문 종합건설그룹이다. 현대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HDC는 근래 가장 빠른 변화와 성과를 이뤘다. 지주사 체제로의 빠른 전환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재계 순위가 단숨에 수직상승했다. 더벨은 난관 속에서도 명실상부 그룹의 모양새를 갖추는데 성공한 HDC의 핵심인물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0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재계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지만 정몽규 회장의 20년간 여정을 살펴보면 성장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든 현대자동차 회장직을 내려놓고 그룹을 맡을 당시 건설업계는 최악의 혹한기를 보냈다.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후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정 회장이 위기 때 찾은 '믿을맨'은 현대 출신들이었다.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선 현대 출신이 신임을 받았고 '현대맨'은 임무를 완수했다.

정 회장이 그룹을 재건하는 여정에서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부회장과 유병규 HDC 사장을 빼놓고 말하기 힘들다.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게 이방주 전 부회장이 있었다면 정 회장에겐 김대철 부회장이 최측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방주 전 부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만 정 명예회장을 36년간 보좌했다.

김대철 부회장의 이력도 현대자동차에서 출발했다. 정 회장이 1996년 34세로 최연소 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한 이듬해에 김 부회장은 러브콜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당시 현대자동차 국제금융팀장을 맡았다. 이전부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년 선후배 사이로 인연이 있었다.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부회장
현대그룹 계열분리로 끝날 것 같았던 인연은 현대산업개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 회장이 적을 옮긴 시점은 1999년으로 건설업계가 최악의 시련을 겪었던 시기였다. 도급순위 상위 건설사 5곳중 3곳이 자금난을 겪을 정도로 심각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던 회사 입장에선 현대그룹 사옥용도로 짓고 있었던 아이타워(I.TOWER, 현 강남파이낸스센터)도 졸지에 애물단지가 됐다. 아이타워 부지는 1984년 삼호그룹 조봉구 회장의 소유였던 역삼동 일대 4만2000평을 사들인 것이다. 수년간 공을 들인 계획이었고 준공이 1년밖에 안남았지만 그룹은 매각을 결정했다. 2001년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론스타가 7000억원에 현금으로 사들였다.

정 회장은 당시를 '매출이 2조원인데 차입금이 2조7000억원으로 굉장히 어려웠던 시점'으로 회상했다. 건설업 특성이 일반 소비재보다 훨씬 시장상황에 민감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김대철 부회장은 2002년 현대산업개발 기획실장 자리에 올랐다. 그룹내 계열 전반의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위치로 어지간한 계열사 사장과 맞먹는 자리였다. 높은 자리였지만 건설업계 혹한기를 감안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했다. 계열분리 이전부터 이어져온 디벨로퍼 문화를 이어가면서도 체질개선을 해야하는 중책이 부여됐다.

2005년부터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아이콘트롤스의 경우 당시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고 현대산업개발 지분도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곳이었다.

그가 현대산업개발로 복귀한 시점은 2017년으로 정 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려던 때였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사회를 거쳐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조직을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정 회장은 미리 그를 불러들여 큰 그림을 그렸고 2018년 분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유병규 HDC 사장
지주사 전환 작업에는 특명을 받은 인물이 또 한명 있었다. 유병규 HDC 사장은 2018년 지주사 분할 프로젝트 담당으로 선임됐다. 언뜻보면 그룹과의 인연이 짧아 보이지만 그는 정통 현대맨으로 분류된다. 1988년 현대그룹 산하 현대경제연구원에 입사했다. 25년 동안 거시경제 전망, 산업 분석, 남북경협 연구를 담당했다. 이후 산업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민관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유 사장은 HDC그룹의 지주사 안착 작업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대비해야 할 리스크 관리임무를 부여받았다. 지주사가 설립된다고 해도 각 계열사는 독립적으로 경영이 유지되지만 유 사장에게 계열사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업무가 주어졌다. 연구원 출신으로 경험이 많은 그가 국내외 경제동향 파악에도 능할 것으로 보고 맡긴 중책이다.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대철 부회장과 유병규 사장은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아 각각 승진했다. 김 부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에서 한단계 올라섰고 유 사장도 부사장 직급에서 한단계 올랐다. 정 회장은 두 사람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주역으로 꼽기도 했다. HDC그룹은 재계 순위 17위권까지 진입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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