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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승부수]5년치 선투자한 KCC, '내실경영' 집중정몽진 "보수적 목표 설정할 것", 향후 비용관리 관건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14 08:21:5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미국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를 인수한 KCC의 올해 목표는 '내실경영'이다. 5년치 투자금액을 들여 3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딜을 성사시킨 만큼 '혁신'과 '도전'보다는 '관리'에 신경 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KCC가 향후 사업실적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또 비용관리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정몽진 KCC 회장(사진)은 신년사를 통해 "실용주의에 입각한 내실경영을 체질화해야 한다"며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의 목표가 현실과 괴리되지 않도록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줄여나감으로써 더욱 견실한 KCC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CC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워온 회사가 아니다. 사업부를 신설하거나 직접 새로운 법인을 세우는 방식을 선호했다. KCC는 2000년 슬레이트 제조업체인 '금강'과 페인트를 생산하는 ‘고려화학’이 합병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는데, 고려화학은 금강이 1974년 페인트업에 진출하며 신설한 회사였다.

대신 타 회사와의 합작을 통한 사업 진출은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태양광 소재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할 때도 범 현대가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KAM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웠다. 또 차량 유리를 주로 제조하는 코리아오토글라스(KAC)는 KCC가 2000년 일본의 거대 유리 회사 아사히글라스와 합작해 만든 회사다. 다만 KAM은 실적 악화 탓에 2013년 KCC에 흡수합병됐으며, 아사히글라스는 KAC 상장 이후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해 현재는 지분관계가 없는 상태다.

이처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조심스레 사업을 확장하는 KCC가 5년치 투자금액을 한 꺼번에 투자해 다른 회사를 인수한 것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KCC의 모멘티브 인수는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된 해외 M&A 중 두번째로 큰 규모였다. 모멘티브 인수 이전 다른 회사를 인수한 사례는 2011년 영국의 실리콘 업체 바실돈 인수가 유일했다.

KCC가 과감한 인수 결정을 내린 배경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갈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자재와 도료를 주로 판매하는 KCC는 우수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반대로 성장정체라는 한계로도 작용해 신사업을 통한 도약도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울러 KCC의 사업구조가 건설경기 변동에 민감한 만큼, 국내 건설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고민거리였다.

지난해 역대급 변화를 시도한 KCC는 올해 '내실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내실은 사전적으로 내적인 가치나 충실성을 의미한다. KCC 입장에서 보자면 모멘티브 인수로 발생 가능한 충격 최소화와 비용통제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업계서는 지난해부터 KCC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내비쳐왔다. 이 때문에 KCC가 향후 얼마나 보수적인 사업목표를 설정할지, 그리고 비용은 어떤 식으로 줄일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이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 정 회장은 “독자적인 첨단기술을 다수 확보하게 됐지만 동시에 연결재무제표상 부채도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5년 간은 영업력을 강화해 더욱 내실 있는 기업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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