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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를 움직이는 사람들]'전략통' 이형기 전무, 아시아나 인수준비단장 중책⑥30여년 몸담은 정통 현산맨, 정몽규 회장 '믿을맨'···승자의 저주 우려 해소 숙제

이명관 기자공개 2020-01-20 10:00:00

[편집자주]

HDC는 글로벌 리딩 디벨로퍼의 역량을 보유한 국내 보기드문 종합건설그룹이다. 현대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HDC는 근래 가장 빠른 변화와 성과를 이뤘다. 지주사 체제로의 빠른 전환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재계 순위가 단숨에 수직상승했다. 더벨은 난관 속에서도 명실상부 그룹의 모양새를 갖추는데 성공한 HDC의 핵심인물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형기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 전무(사진)는 30여년 간 현대산업개발에 몸담아온 정통 '현산맨'이다. 그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정몽규 회장의 심복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룹에서 미래 먹거리를 챙기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M&A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초기 입찰 과정에선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출범한 '인수준비단'을 이끌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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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무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1992년 현대산업개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이 곳에서만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 그는 건설업체 특성상 현장 관리도 하고, 계열사에도 파견나가며 두루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2011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첫 보직으로 기획실장을 맡았다. 이후 경영혁신실장, 미래혁신실장 등 줄곧 기획과 전략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렇게 현대산업개발 내에서 인정받는 전략·기획 전문가로 성장했다.

이 전무는 현대산업개발이 2018년부터 추진 중인 'BT(빅 트랜스포메이션, Big Transformation)'프로젝트에서도 프로젝트 팀장을 맡으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BT프로젝트는 현대산업개발의 지속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방점을 두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목적으로 한다. 정 회장이 직접 기획하고, 모든 워크숍에 참석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전무가 정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단장으로 합류하기 직전까지 이 전무는 계열 유화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EP에 몸담았다. 2018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계열사로 파견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래 먹거리 발굴이었다. 현대EP는 그룹 내 건설사 다음으로 몸집이 큰 계열사다. 1988년부터 키우기 시작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다 최근 정체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 전무는 작년 하반기 결실을 맺으며 정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내놨다. 현대EP는 작년 9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벤처기업 에코바이오플라스틱코리아(EBPK)의 지분 19%를 인수했다. 친환경 소재 사업에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현대EP는 지분과 함께 에코바이오플라스틱코리아가 제조하는 종이 플라스틱의 국내 판매권도 획득했다.

현대EP에서도 제 역할을 다한 그를 정 회장이 급히 불러들인 것은 작년 11월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을 출범하면서 그에게 준비단장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인수준비단의 실질적인 역할은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다. 그동안 미래 전략과 관련해 교감해온 이 전무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여부로 향한다. 정상화를 위해선 PMI가 중요하다.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이후를 생각할 수 있다. '믿을맨'인 이 전무에게 중책을 맡긴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항공업과 관련해선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만간 회사 경영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임원을 인수준비단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기대대로 PMI가 이뤄지면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영정상화가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재무부담이 뒤따르면서 '승자의 저주' 그림자가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점을 우려한다. 업계 상황을 보면 현재 공급과잉 상황에서 탑승률이 떨어지고 있고 항공기 사고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정비 비용 증가 등 우발부채가 늘어날 수 있는 상태다.

현대산업개발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형기 전무는 경영혁신실장과 미래혁신실장 시절 경영인으로서 현대산업개발의 미래 사업과 관련된 현안을 두루 챙기면서 정몽규 회장의 '믿을맨'으로 자리잡았다"며 "아시아나항공의 PMI를 위해 1년 만에 이형기 전무를 불러들인 것은 그만큼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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