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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업 리포트]슈퍼사이클 맞은 폐기물 처리 업체높은 진입 장벽, 단가 인상으로 이익률↑…사모펀드 주도 시장재편

임경섭 기자공개 2020-01-28 07:30:30

[편집자주]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폐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정부의 승인이 엄격해지면서 환경업체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고 있다. 까다로운 규제로 높은 진입 장벽이 형성되면서 기존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어서다. 최근 사모펀드(PEF)가 높은 수익성에 주목하면서 시장 재편도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호황기를 맞이한 주요 환경업체들의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업체들이 초호황(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소비가 늘어나면서 이와 연동돼 폐기물 발생량이 꾸준히 늘고, 엄격한 환경 규제로 기술력을 가진 대형 업체들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공급(폐기물 처리시설)은 제한되면서 엄청난 이익을 내는 환경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집중된다.

폐기물은 배출부터 최종 처리까지 순서대로 △수집 △운반 △재활용 △소각 △매립 단계를 거친다. 공공재적 성격을 띠는 생활폐기물은 지방자치단체의 주도로 처리된다. 반면 대부분의 배출량을 차지하는 사업장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은 전문 처리업체와 배출업체간 계약을 통해 위탁 관리된다. 환경업체들의 주무대도 사업장폐기물과 건설폐기물 시장이다.

환경업체들 중에서도 유독 슈퍼사이클을 맞은 곳은 소각·매립 단계에 있는 업체들이다. 이들 단계에서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있는 탓이다. 폐기물 처리 산업은 대표적인 허가 산업으로 폐기물 관리법에 기재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소각과 매립 단계에서는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소각과 매립 모두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구조다. 폐기물 소각 시설은 건설에만 수백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초기 투자비용 뿐만 아니라 엄격한 환경 기준치를 따라가기 위한 업체들의 시설 유지보수 비용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매립 단계의 경우 폐기물을 처리할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득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따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승인을 받더라도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매립장 개발이 지연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높은 진입장벽이 형성되면서 처리 시설 증가는 정체됐다. 2014년 전국에 일반매립장과 지정매립장이 각각 32개와 21개가 존재했지만 2017년에도 34개와 22개로 거의 늘지 않았다. 신규 매립장 공급이 지체되면서 기존에 폐기물을 처리해오던 매립장의 잔여용량은 점차 줄어들었다.

반면 처리 시설 공급과 무관하게 폐기물 발생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폐기물 배출 총량은 2017년 대비 3.9% 늘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폐기물 배출량은 연 평균 2.08% 증가했다. 특히 사업장 폐기물 증감율은 같은 기간 평균 2.84%로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은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는 배경이 됐다. 꾸준히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만큼 처리 시설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비용만 가파르게 상승했다. 매립단가는 2013년 대비 2019년 9월 3배 이상 급등했다. 최종 단계인 매립 단가가 상승하면서 결과물을 매립해야하는 소각 단계에서도 원가 부담이 커졌다. 자연스럽게 소각 단가도 인상되면서 폐기물 처리 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제한된 경쟁환경이 조성되면서 업체들은 15%에서 높게는 8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이외의 다른 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 폐기물 처리 시설을 확보하면 큰 리스크 없이 10년 이상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수요가 늘면서 단가가 최근 급격히 인상되고 있다"며 "특히 매립장을 가진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최근 환경산업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업체들의 사업양상도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지역에서 영세하게 운영되던 업체들이 한데 뭉쳐 대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높은 수익성에 주목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업체들을 인수했던 사모펀드들은 이러한 흐름을 부추겼다. 대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고 시설을 현대화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사모펀드들이 환경업체들을 주목해왔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은 2017년 자회사 그린에너지홀딩스를 통해 코엔텍을 인수했다.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현 어펄마캐피탈)도 2018년 에코그린과 WIK그린 등을 인수했다. 이앤에프PE는 2017년 인수했던 인선이엔티를 2019년 5월 아이에스동서에 매각하면서 300억원 가까운 차액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특성상 폐기물 처리를 담당하는 업체들은 주로 전국 각지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류비용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산업단지가 위치한 전국 각지에서 환경업체들이 성장했다. 경기와 충청권의 인선이엔티, 영남권의 코엔텍, 전남의 와이엔텍 등이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사모펀드들이 환경업체들을 인수하고 있다"며 "경영은 위탁하면서 영세한 지역 업체들을 묶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시설을 개선해 이익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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