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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준비 속도 높이는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인수로 MMORPG 개발역량 확보…상장 순서·산업환경 등 관건

성상우 기자공개 2020-02-13 08:08:4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7: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가 IPO 준비에 다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상장 계획을 처음 밝힌 이후 3년째 연기됐지만 이번엔 다르다. 스타 개발자 송재경 대표의 엑스엘게임즈를 전격 인수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 주류인 MMORPG 개발 역량도 확보했다. 다만 IPO를 앞둔 다수의 카카오 계열사들 중 시기상 우선순위를 배정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최근 1~2년간 침체된 게임산업 환경상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지 여부도 관건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초부터 다시 IPO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11일 공시된 엑스엘게임즈 지분 및 경영권 인수 역시 IPO를 염두에 둔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엑스엘게임즈가 보유한 다수 IP와 송재경 대표 및 그 휘하 개발조직의 개발역량을 확보했다.

이번 인수는 국내 게임시장 주류인 MMORPG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모바일과 PC 게임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다년간의 게임 퍼블리싱 사업으로 서비스 역량도 보유하고 있지만 캐쥬얼게임에만 국한된 개발 역량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다. 최근 몇년간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블록버스터급 MMO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카카오게임즈는 주류 시장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 실적 추이 [자료=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에 치우진 사업 포트폴리오 역시 IPO를 앞둔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 게임 퍼블리싱 위주의 사업으로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 등의 메가히트 게임 퍼블리싱권을 따내며 초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장기 성장 사이클로 이어가지 못했다. 개발사들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자체 퍼블리싱을 하기 시도하면서 대어급 게임 퍼블리싱 기회도 점차 줄어들었다. 모바일 게임 역시 매번 화제몰이와 초반 흥행에는 성공하지만 장기 흥행으로 안착시키지 못하면서 뒷심 부족도 한계로 꼽혔다.

이번 인수로 게임업계 스타 개발자인 송재경 대표와 그를 중심으로 한 하드코어 게임 개발력, 다수의 IP를 확보한 것은 완결성을 갖춘 게임사로서 주류 시장으로 편입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평이다.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단일 게임에 의존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매년 300~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꾸준히 내왔다. 한때 연속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2017년부터 당기손익 흑자로 돌아섰다.

무엇보다도 자체 보유 IP를 기반으로 자원이 충분하다면 언제든 대작을 낼 수 있는 개발 조직과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원은 충분하지만 하드코어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약점을 절묘하게 보완한 모양새다. IPO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IPO를 위한 내부 실무 작업 역시 모두 마쳤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측 역시 카카오게임즈건을 1순위로 분류해놓고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3월 이후 전년도 감사보고서만 나오면 당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부터 상장 준비를 해온 만큼 실무 절차는 진행만 하면 되는 스탠바이 상황인 셈이다.

관건은 카카오 계열사들 중 상장 우선순위로 분류될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등 다수의 자회사들이 IPO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IPO업계 관행상 동일한 기업집단 내에서 자회사 IPO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력배분과 흥행 가능성 측면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언급된 후보들 중에선 카카오페이지가 현재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상장 적기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측에서 가장 먼저 상장을 진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상장 우선순위에서 카카오뱅크에 밀리게 되면 올해 역시 넘길 가능성이 크다. 상장예심 청구서 제출시부터 심사 승인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리고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과 금감원 승인, 수요예측 및 청약 등 공모절차를 진행하는데 약 2개월이 소요된다. 마지막 상장 순서가 된다면 거래소 상장 시점까지 올해 안에 마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이같은 '카카오 패밀리'의 상장 계획은 김범수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전략라인 결정권자들의 몫이다.

침체기에 빠진 게임시장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만큼 다시 호황세로 접어들어 주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카카오게임즈가 처음으로 상장 계획을 발표했던 2018년도는 게임업계 침체가 본격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일시적으로 감리 절차가 강화된 것 역시 치명적이었다. 당시 우량기업에게 주어지는 패스트트랙 적용으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카카오게임즈는 3개월 이상 이어진 장기 감리 결과를 확인한 뒤 상장 철회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회사측이 제시한 자사 밸류에이션 밴드는 1조2408억~1조9227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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