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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GS글로벌 갑작스런 적자…반강제 손상차손 이유는美 네마하 광구 손상차손, 최대주주 가치평가 그대로 따라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05 09:30:0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5: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2010년대 들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GS글로벌이 순손익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봤다. 2012년 전격적으로 지분을 투자한 미국 원유·가스 광구 관련 사업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사업성이 악화되자 이를 평가손실로 반영한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이번 손상차손은 GS글로벌의 의지가 아니었다. 2018년 60%의 지분을 확보해 해당 사업 운영권자로 올라선 SK이노베이션이 손상차손을 인식하자 20%의 지분만 보유한 GS글로벌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GS글로벌의 재무를 책임지는 도정해 경영지원본부장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임 첫 해부터 순손익 적자라는 성적표를 내놓게 됐다. 도 본부장은 지난해 초부터 GS글로벌 CFO를 맡고 있다.

◇네마하 광구 손상차손 400억 반영

GS글로벌은 최근 실적자료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은 3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규모는 전년 대비 4.2%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 증가하며 2010년대 들어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당기순손익은 되레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GS글로벌은 지난해 1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21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갑작스런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GS글로벌의 순손익을 적자로 전환시킨 주범은 바로 자원개발 사업이다. GS글로벌이 투자한 미국 오클라호마 육상 네마하(Nemaha) 광구(이하 네마하 광구)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한 탓이었다. GS글로벌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해놓은 실적자료에 근거해 살펴보면 이번에 인식한 손상차손 규모는 4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GS글로벌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유가가 많이 떨어져 네마하 광구에 지분투자한 것이 이번에 많이 손상차손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GS글로벌은 2012년 네마하 광구에 투자하며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기존 산업재 트레이딩에 의존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2018년 말 기준.

당시 투자는 GS그룹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GS글로벌 외에도 계열사인 GS에너지도 함께 지분투자에 참여했다. 구체적으로는 GS글로벌이 미국 롱펠로우 에너지의 자회사 롱펠로우 네마하가 보유한 지분 20%를 인수하고, GS에너지가 10%를 인수하는 내용이었다. GS글로벌이 투자한 금액은 대략 1000억원(2018년 말 기준) 수준이다.

◇2018년 SK이노베이션 네마하 운영권 획득…일부 회계 종속?

지분구조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새로운 사업 운영권자로 출현하면서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초 자회사 'SK E&P 아메리카'를 통해 GS글로벌이 지분투자를 한 롱펠로 네마하 지분을 인수했다. 미국에서의 셰일가스 개발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한 방안이었으며 투자금액으로는 약 3000억원을 지출했다.

사업 운영권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네마하 광구 사업에 대해 재평가를 하며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SK이노베이션이 네마하 광구를 인수했을 당시와 비교해 유가가 많이 떨어진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석유개발 사업과 관련해 총 300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는데 이중 네마하 광구 사업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말 기준.

문제는 사업의 운영권자인 SK이노베이션의 손상차손을 지분투자자인 GS글로벌이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손상차손은 사업에 대한 가치평가이기 때문에 비교적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미래 사업 회복가능성을 미리 긍정적으로 반영할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GS글로벌에게는 이러한 자유가 하나도 없는 셈이다.

게다가 두 기업의 규모 차이 탓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만 1조2700억원에 달한다. 영업외손실이 9000억원이나 발생했음에도 세전이익은 3800억원이나 남겼다. 반면 GS글로벌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은 580억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아주 치명적이라고 볼 수 없는 손상차손 반영이 GS글로벌의 순손익 적자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실제 GS글로벌의 재무를 책임지는 도정해 경영지원부문장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더욱 난처할 수밖에 없다. 순손익 흑자와 적자를 결정짓는 회계가 사실상 SK이노베이션에 종속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 부문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이다. 1994년 LG회장실 입사와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GS글로벌 시너지추진TF 상무보(2009년), GS글로벌 경영기획/인력개발담당 상무(2010년), GS엔텍 경영관리본부장 겸 영업본부장(2015년) 등을 역임했다. 2019년 3월부터는 GS엔텍에서 다시 GS글로벌로 복귀해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GS글로벌 관계자는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네마하 광구 사업에 대해 재평가를 하며 큰 규모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며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재평가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에 GS글로벌도 마찬가지로 지분율 만큼 손상차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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