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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회계처리 논란]'의혹의 10년' CFO 역할 누가 했나⑦2012~2018년 재무실장, 적합성 소명과정 핵심 인물 부각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11 13:35:4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 회계처리 적합성 논란의 핵심은 인도네시아 사업을 시작한 2011년 이후에 집중된다. 물론 알로코자이와의 외상채권 문제는 약 20년간 장기적으로 이뤄진 고질적인 문제였으나 이 역시 충당부채를 제대로 쌓아놓지 않은 지난 10년간의 문제로 치환할 수 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발생한 부정행위 의혹들은 대표이사(CEO)나 각 사업부 수장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분식회계는 어디까지나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몫이다. KT&G의 CFO에게 쏠리는 시선도 그런 측면에서 꽤 예민한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KT&G의 CFO는 2012년부터 줄곧 한 인물이 담당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KT&G는 CFO라는 직책을 따로 두고 있지 않는다. 다만 재무실이 재무회계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CFO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감리를 받은 것도 주로 재무실이다. KT&G에서 재무를 맡고 있는 조직은 재무실과 재무지원실 두 곳이다. 재무실 단 한개의 조직에서 모든 것을 총괄했지만 2018년 재무지원실이 생기면서 이원화 됐다.

현재 KT&G의 CFO 역할은 김용범 상무가 담당하고 있지만 재무지원실장인 강경보 상무에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이슈가 집중되는 이유는 그가 오랫동안 CFO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재무지원실을 따로 만들어 강 상무의 자리를 옮기게 한 것도 회계감리와 연관된 수순이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가장 큰 쟁점은 '인도네시아 사업'이다. KT&G는 2011년 싱가포르에 위치한 특수목적법인(SPC) 렌졸룩(Renzoluc Pte., Ltd.)의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PT Trisakti Purwosari Makmur)의 경영권 포함 지분 51%를 인수했다. 트리삭티를 둘러싸고 실질 지배력 여부, 잔여지분 인수 과정의 가치평가 논란 등이 제기됐다.

렌졸룩과 트리삭티 등 인도네시아 법인의 인수합병(M&A)은 당시 재무실장으로 CFO 역할을 했던 백철만 전 상무가 개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백 전 상무는 신사업 및 해외사업 실장도 맡았던 인물이었던 만큼 해당 M&A에 깊숙이 발담궜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렌졸룩을 통해 트리삭티 등이 KT&G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된 건 2012년부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이 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 당시 CFO 역할을 했던 인물은 강 상무다.

강 상무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CFO 역할을 담당했다. 인도네시아 사업을 인수하고부터 회계감리를 받을 때까지 모두 강 상무가 핵심이었던 셈이다. 회계감리가 끝나고서야 재무지원실장이라는 직함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이를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 상무는 1966년생으로 숭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KT&G에서는 IR 부장, 실장 등을 거쳐 재무실장까지 오른 인물로, 주로 재무조직에서 근무했다.

이번 분식회계 논란에 있어 KT&G는 일단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어느정도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문제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소명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미 중징계를 예고하고 있는데다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확실하게 소명할 것들은 풀고 가야만 한다.

이는 강 상무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트리삭티 실적을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함께 실질 지배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배경, 그리고 알로코자이(Alokozay International Limited)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외상채권의 대손충당금 설정 문제 등에 대한 증빙과 함께 충분히 소명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KT&G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연결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 그 이후에 감사보고서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 등 충분히 외부기관의 평가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얼마나 제대로 소명할 수 있는 논리와 증빙을 갖췄는지가 분식회계 논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고, 그 핵심 키맨은 강 상무다.

KT&G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임원 해임 등 징계 예고를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당시 CFO였던 인물에 초점이 맞추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충분히 소명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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