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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운용사 열전]'성장가도' 삼성SRA, 삼성생명 노하우 '집대성''코어 오피스' 집중 공략, 중장기성장 기틀마련…CEO·CIO 교체, 외연확대 '시동'

최필우 기자공개 2020-03-16 13:04:42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5: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분 100%를 출자한 삼성생명의 부동산 투자 업무를 맡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부동산 투자와 운용에 집중할 수 있는 별도 법인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설립 바탕이 됐다. 결과적으로 든든한 모회사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삼성SRA자산운용은 톱티어(top-tier) 부동산 전문 운용사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생명은 삼성SRA자산운용 투자 프로세스와 리스크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핵심 인력을 기용해 투자와 관리 노하우를 체득 시킨 게 대표적이다. 출범 9년차를 맞은 삼성SRA자산운용은 이젠 모회사 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기관투자가의 대체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키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임원진에 새 얼굴을 대거 기용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성장 키워드 '삼성생명·블라인드펀드·코어오피스'

삼성SRA자산운용과 삼성생명은 떼놓을 수 없는 사이다. 삼성생명이 100% 지분을 출자했을 뿐만 아니라 삼성SRA자산운용 요직에 기용된 인물 다수가 삼성생명 출신이어서다. 이는 삼성생명의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동시에 투자 노하우를 집대성하기 위한 조치였다. 중장기적으로 삼성생명 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투자가 자금도 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업성도 충분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의 자금은 업계 최상위 부동산 운용사로 발돋움하기에 충분한 밑거름이 됐다. 삼성SRA자산운용의 부동산 투자 운용자산(AUM)은 지난해말 기준 7조7697억원이다. 전체 운용사 중 이지스자산운용(13조9265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8조600억원)에 이어 3위다. 부동산 특화 운용사로 비교 대상을 한정하면 이지스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5조8555억원)과 공고한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찌감치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해 우량한 물권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 게 성장 비결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운용사는 투자 물권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투자가 자금을 모아 펀드를 설정하는 게 쉽지 않다. 삼성생명을 계열사로 둔 데다 계열사 출신 임직원을 둔 삼성SRA자산운용은 이같은 장애물이 없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코어 오피스 집중 투자 전략을 고집해 온 것도 유사한 맥락에서다. 부동산 투자 전략은 코어, 코어플러스, 밸류애드, 오퍼튜니스틱으로 분류된다. 코어 투자는 핵심 지역 우량 물권을 매입해 10%를 밑도는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코어 오피스는 지난 2월말 기준 삼성SRA자산운용 투자 자산군 중 8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모회사 삼성생명의 니즈(needs)가 안정적 수익 확보에 있었기에 이같은 포트폴리오가 구축됐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도 코어 오피스가 주를 이룬다. 2009년 여의도 파이낸스타워, 논현역 논현빌딩, 내자동 한누리빌딩 인수 펀드를 2955억원에 인수했던 삼성자산운용 펀드를 이관받았고 지난해 매각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삼성SDS 신사옥인 잠실 향군타워 B동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SRA자산운용 관계자는 "설립 초기 코어 투자 역량을 갖춘 후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며 "경쟁력을 갖춘 오피스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리스크가 제한적인 코어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 자산군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톱티어 리서치센터, 막강한 '리스크관리' 역량

삼성SRA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규모가 급증하면서 이에 걸맞은 조직과 인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투자본부, 운용본부, 일임본부, 리스크관리실로 이뤄진 3본부 1실 체제가 구축돼 있다. 투자본부는 부동산 투자 집행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운용본부는 투자 이후의 관리를 맡는다. 일임본부는 2014년 2월 부동산 전문 운용사 최초로 투자자문일임업 라이선스 취득 후 생긴 조직이다.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달말 기준 91명까지 늘어났다.

경쟁사와 차별화됐다고 할만한 조직으로는 리서치센터를 꼽을 수 있다. 리서치센터는 부동산 투자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 따라 2014년 출범한 조직이다. 센터장 포함 총 4명의 인력이 소속돼 있고 애널리스트들은 각각 국내, 미국, 유럽 부동산 시장과 물권 분석을 맡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별 인구 추이, 소비 수준 등 방대한 거시 경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특징이다.

주목할 만한 건 리서치센터가 리스크관리실 산하에 편재돼 있다는 점이다. 설립 초기엔 투자본부 산하 조직이었으나 리스크관리실 소속으로 재편됐다.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리스크를 줄인다는 관점으로 부동산 시장과 물권에 접근한다고 볼 수 있다. 안정적인 코어 오피스에 집중하는 것 뿐만 아니라 리스크관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투자 프로세스에서도 위험 최소화를 추구하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리스크관리실과 리서치센터 외 다른 본부들도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에 동참한다. 투자팀장, 운용팀장, 준법감시인, 리스크관리팀장, 경영지원팀장, 리서치센터장으로 구성된 투자실무위원회는 운용환경이 급변할 경우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리스크 대응 방안이 미흡할 경우 투자본부장, 운용본부장, 리스크관리실장 등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를 통과할 수 없다.

삼성SRA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는 기간이 길어 의사결정을 내린 인력들이 관리나 엑시트 시기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특정 조직과 인력의 무리한 투자가 전사적 리스크로 확장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점검 메뉴얼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진, 5명중 4명 '새 얼굴'

양질의 성장을 이어 온 삼성SRA자산운용은 변곡점에 서 있다. 설립 초창기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오종섭 대표가 떠나면서다. 오 전 대표는 미국 부동산 컨실팅 업체 CBRE 부사장을 역임했고 2012년 부동산 투자를 한창 늘리던 삼성생명에 영입됐다. 이듬해 초 삼성SRA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해 7년간 임기를 이어갔다. 그가 삼성SRA자산운용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 전 대표와 합을 맞췄던 최영욱 투자본부장도 지난해 정년을 채우고 자리를 비웠다. 그는 국내 부동산 투자 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미국 UC버클리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UCLA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메사추세츠공대(MIT) 부동산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GR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 대표였던 그를 2010년 삼성자산운용이 영입했다. 2012년엔 삼성SRA자산운용 창립 멤버로 합류해 주력인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조직과 역량을 세팅한 두 키맨(Key man)의 공백은 지난달 임범철 대표, 김정근 본부장이 임원진에 합류하면서 메워졌다. 각각 삼성생명, 한국투자공사(KIC) 출신으로 최고경영책임자(CEO),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을 수행한다. 임 대표는 삼성생명 요직을 거치며 체득한 체계적 관리 시스템을 삼성SRA자산운용에 이식할 적임자로 꼽힌다. 김 본부장은 새로운 시각으로 부동산 투자 건에 접근, 외연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삼성SRA자산운용 일임본부장을 거쳐 운용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명규 상무는 사내이사 자격으로 올해도 임원 자리를 지켰다. 사내이사는 임 대표, 김 본부장, 이 상무 등 총 3명이다.

권태환 리스크관리실장과 조태욱 임임본부장은 집행임원 자격으로 임원진에 속해 있다. 권 실장은 삼성생명 대체심사파트장, 부동산금융부장을 거쳐 지난달 합류했다. 전임자인 김용배 상무에 이어 삼성생명 출신이 리스크관리실장에 기용됐다. 리스크관리에서 만큼은 모회사 삼성생명의 프로세스를 숙달한 인물이 중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 본부장은 삼성SRA자산운용 전략투자팀장, 재간접팀장을 거친 인물이다.

삼성SRA자산운용 관계자는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온 중역들이 한단계 도약을 도모할 수 있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았다"며 "특정 인물과 조직이 아닌 전사적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기에 새 임원진도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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