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 대한유화의 아쉬운 투자자 소통 실적발표회·분기 실적 자료·정식 IR도 없어…이순규 회장 변화 의지 중요
박기수 기자공개 2020-03-13 08:35:0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중 상장사는 생각보다 드물다.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토탈 등 대기업집단에 속한 석유화학업체들이 다수 있지만 롯데와 LG만이 상장사다. 한화토탈, SK종합화학, 여천NCC 등은 비상장사다. 반면 대한유화는 대기업집단이 아닌 중견에 속하지만 엄연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있다. 지난해 말로 연결 기준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었으니 '중견'이라고 하기에도 규모가 커졌다.그럼에도 대한유화는 투자자 소통 측면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유화는 비슷한 규모의 제조업 회사들이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도, 분기별 실적발표회도 진행하지 않는다. 이는 큰 규모의 상장사들이 매 분기 자사 홈페이지에 분기 실적과 재무 상황 등이 담긴 자료를 게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일정 규모의 상장사들은 통상 매 분기 IR자료를 발간한다. 이를 통해 각 사업 부문 별로 분기별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하고, 실적이 나온 배경과 전망 등을 발표한다. 콘퍼런스 콜(Conference Call) 등의 방법을 통한 실적발표회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질의에도 사업 부문별 대표자가 나와 답변하는 시간을 갖는다.
대한유화는 이런 소통 작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대한유화의 실적은 분기가 훨씬 지나고 공시되는 분기·반기·사업보고서를 확인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쉬운 방법이 없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기본적인 정보만을 담은 '재무정보'와 전자공시시스템 상 화면을 그대로 연결한 '공시정보', 연간 결산공고를 모아놓은 '전자공고'뿐이다.
정식 NDR(Non-deal roadshow)이나 IR도 진행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대한유화의 IR 공시를 검색해봐도 단 한 건의 IR 예고 공시를 찾아볼 수 없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NDR 등 정식 IR을 진행하지 않지만 한 달에 한 번 주기로 증권사 관계자들에게 자사 현황과 정보 등을 공개하는 자리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한유화의 부족한 투자자 소통은 대한유화 특유의 보수적 기업 문화와 맞닿아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2018년 초 고점을 기록한 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대한유화의 주가를 두고 보다 많은 시장과의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유화는 국내 석유화학업체 속에서도 독자 노선을 걸어오며 큰 교류가 없는 업체"라면서 "기업 문화 등이 IR 전략에도 고스란히 녹아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한유화는 전문 경영인들이 이끌고 있다. 다만 여전히 오너인 이순규 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 남아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전문 경영인이 대표이사지만 지분을 쥔 오너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자자 소통 방식의 변화는 오너의 결심이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유화는 이순규 회장 일가가 2010년까지 경영하다가 2011년부터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라면서 "다만 오너의 입김이 아직까지 크게 작용하는 지배구조이기 때문에, IR 전략 등 기업의 방향성을 바꾸는 데는 오너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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