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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2조 ABS'발 등급 강등 위기 BBB+ 하향 왓치 등재 사유…트리거 발동시 우선 상환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13 14:06:0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1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하향검토 왓치리스트(Watchlist)에 올랐다. 등재 사유 중 하나가 ‘유동성 부담’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장래 매출채권을 자산으로 한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해 자금을 2조원 가량 운용해왔다. ABS엔 적정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사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트리거가 존재한다. 최악의 경우 ABS를 조기상환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사태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거가 발동될 경우 보유현금을 ABS 대응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 이는 일반 회사채 만기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한신평, 하향왓치리스트 등재…유동선 부담 거론

한국신용평가는 12일 수시평가를 통해 대한항공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 유지하고 왓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시켰다. 왓치리스트는 3개월 내에 등급조정을 하겠다는 신호다. 이 기간 눈에 띄는 실적·재무 개선이 없으면 강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으로 확산세에 있는 코로나19 탓에 항공 수요가 줄어 이익창출력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것이 첫번째 평정 사유다. 다만 이는 예상했던 바다. 주목되는 것은 두번째 사유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ABS에 통제장치(트리거)가 발동돼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이른바 '칼시리즈'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ABS를 발행해 왔다. 장래 매출채권을 자산(신탁원본)으로 한다. 칼제18차는 홍콩과 싱가포르 여객매출채권, 칼제19차는 국내 여객현금매출채권, 칼제21차는 국내 여객카드매출채권(삼성카드) 등이 자산이다. 이런 시리즈가 24차까지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ABS 잔액은 1조9229억원이다.


미래에 매출이 발생할 것을 믿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다. 가령 10년 동안 국내 노선에서 1조원 가량 매출이 발생한다고 치고 절반 수준인 5000억원 정도를 빌린다. 문제는 예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때다. ABS채권자는 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 문제를 막기 위해 칼시리즈엔 대다수 통제장치가 설정 돼 있다.

한신평은 이를 퍼포먼스 트리거(Performance Trigger)라고 표현했다. 예상 매출 등이 특정 지표를 하회할 경우 단계별로 트리거가 발동된다. △SPC에 자산을 추가 신탁해 장래 매출을 늘리거나 △자산보유자(항공사)에 대한 가지급 중단 △ABS 조기상환 등을 해야 한다.

한신평은 여객 수송 실적이 급격히 줄고 있어 ABS 트리거가 수개월 내 발동될 수 있다고 봤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운송객 수는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줄었다. 3월 첫째주에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현재 같이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이 2~3개월 내 지속될 경우 신탁(ABS) 내 통제장치(트리거)가 작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채 투자자에 불똥, 올 3100억 만기…차환용 발행도 난관

트리거가 발동되면 대한항공은 보유 현금을 ABS 대응에 우선 써야 한다. 한신평이 유동성 부담을 지적한 배경이다. 그 반작용으로 회사채 등 일반채권 만기대응은 기존보다 힘겨워 질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 회사채 발행잔액(영구채 포함)은 2조3470억원 규모다. 이중 올 4월(2400억원)과 11월(700억원) 등 총 3100억원이 만기가 돌아온다.

대한항공은 차환용 공모채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ABS 리스크가 부각 된 탓에 투심이 급격히 식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금리 매력도가 떨어져 공모채 투심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미매각을 기록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예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현금흐름이 ABS 상환에 먼저 사용될 위험이 있다”며 “회사채와 같은 일반 차입금에 대한 만기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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