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산업은행, 최초 회사채 직접 매입…두산·대한항공 수혜?A~BBB급 유동성 지원 초점…두산그룹 5890억, 대한항공 4950억 만기
이지혜 기자공개 2020-03-27 09:15:0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를 직접 매입한다. 그간 기업어음을 직접 매입한 적은 있지만 회사채 매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함께 BBB급 등 비우량기업의 자금 조달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두산그룹과 대한항공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뿐 아니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까지 회사채 만기가 숨가쁘게 도래한다. 한 달이 머다하고 공모채와 사모채를 가리지 않고 발행한 이유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두산그룹과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BBB급 투자심리 위축으로 직접 타격을 받을 기업으로 여겨진다.
◇산업은행 전면에…A~BBB급 사각지대 메운다
산업은행이 회사채 차환발행분을 직접매입한다. 직접매입 자금은 모두 1조9000억원 규모다. 기본적으로 장기 신용등급 A 이상 기업의 회사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로나19 피해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 중 투자등급 이상을 매입하겠다고 덧붙여 지원 대상범위를 넓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은 사상 최초”라며 “제도를 서둘러 시행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P-CBO 등과 함께 A급 이하 비우량기업의 자금줄 경색을 막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 안정펀드는 여전채와 은행채, 일부 회사채 등 우량채 중심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BBB급 등 비우량채는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제도, P-CBO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특히 P-CBO 지원대상에는 대기업까지 포함됐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채권시장안정펀드와 P-CBO 사이에서 어디에도 편입되기 어려운 회사채를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중후장대한 산업에 속한 기업은 대부분 A~BBB급에 있어 정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은행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산업은행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제도에서 중점적 역할을 맡는다. 미국 연준처럼 회사채와 CP를 한국은행이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등 정부의 역할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산업은행이 앞장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은법상 유통성과 안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회사채와 CP를 공개시장 매매대상 증권으로 지정하는 것은 한은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산금채 등을 통해 직접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산업은행이 나섰다는 것이다.
◇대한항공·두산 수혜 볼까
정부가 회사채 차환발행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 두산그룹과 대한항공에 눈길에 쏠린다. 두산그룹과 대한항공은 BBB급에 있는 대기업으로서 채권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에 가장 타격을 받을 곳으로 꼽혀왔다.

두산그룹 전체 만기 도래 회사채 중 43%가량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물량이다. 둘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만큼 회사채 시장의 투심 경색에 타격을 받을 위치에 놓여 있다. 신용등급이 BB급인 두산건설의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도 1500억원에 이른다.
사정이 나쁘기는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4월 2400억원, 8월 1850억원, 11월 700억원 등 495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항공수요가 급감,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유동성 관리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하며 신용등급 하향검토 감시대상으로 올렸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회사채는 물론 CP 지원도 시급한 상황이기에 여러 정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직접 타격을 받은 만큼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회사채 직접 매입 제도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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