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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타이어산업]금호석유화학에 '코로나 파장'이 몰려온다합성고무 과점 업체 불구 수요 감소 우려…'완성차→타이어업체' 파장 이어받을듯

박기수 기자공개 2020-04-08 09:18:48

[편집자주]

격변하는 완성차 관련 사업군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웠다. 수많은 산업군 중에서도 특히 고민이 깊어지는 곳은 타이어 업계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자동차 유동량이 줄며 타이어 관련 산업 전체가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파장은 타이어 원재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감이 고조된 국내 타이어업계를 더벨이 긴급진단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로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완성차 공장들이 문을 닫고 생산을 멈췄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빗장을 걸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도 급감했다. 덩달아 타이어 업체들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내걸며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임원들은 자진해서 급여를 반납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불협화음으로 유가마저 폭락했다.

이 모든 파장은 이제 타이어 부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로 향한다. 물론 위기가 단기간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적다. 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경우 천연고무는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합성고무의 경우 국내 화학사들로부터 수급하는 데 통상 1개월~3개월분의 원재료는 미리 확보해놓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큰 파장을 느낄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면서 "다만 코로나19로 자동차의 유동량이 줄고 이는 결국 타이어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석유화학업체들로부터 합성고무 매입 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눈이 쏠리는 곳은 금호석유화학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국내에서 타이어코드의 원재료가 되는 부타디엔 고무(Butadiene Rubber, BR)와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tyrene Butadiene Rubber, SBR) 등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업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국내 합성고무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외부 요인이 시장을 강타했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당연하게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업체가 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 파장은 거의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부진의 파장으로 석유화학업체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이미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라면서 "합성고무나 합성수지 사업에 이번 코로나19가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납품처들의 상황을 미뤄 봤을 때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은 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또 다른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파장으로 타이어업체들이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타이어 부품 업체들로도 이 파장이 이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매출 회복을 꾀해야 했던 금호석유화학 입장에서 코로나19는 분명한 '암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7년 별도 기준 매출 3조9261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조6991억원을 기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를 사들이는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금호타이어"라면서 "금호석유화학을 포함해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의 합성수지 사업과 연결 실적을 이끌었던 자회사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과 고부가 합성수지(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ABS)의 가격이 급락했고,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생산하는 비스페놀A(Bisphenol-A, BPA) 역시 국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BPA의 경우 3월 초까지 1톤 당 1300달러에 육박했지만, 3월 말에는 110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 PS와 ABS 역시 각각 1100달러, 1400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말 990달러, 1200달러 후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제품 가격의 하락은 곧 금호석유화학 연결 매출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회복이냐 후퇴냐의 기로에 서 있는 수익성도 관건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4조9779억원, 영업이익 367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4%를 기록했다. 2018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 3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9%에서 2.5%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1분기는 그나마 선방했다. 앞서 언급했던 BPA와 PS, ABS 가격 등의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 하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 짙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고무 제품의 수요 흐름이 지속할 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주요 제품들의 가격이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매출 하락과 그에 따른 수익성 하락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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