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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걸림돌 리스회계…인식개선 필요 IFRS적용 시 부채비율 급등…실제 위험과 거리, 부채 '질' 따져야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10 15:26:4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07: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스회계기준이 '공유경제'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토종 공유오피스기업 패스트파이브는 50%에 불과하던 부채비율이 리스회계 여파로 1600%로 치솟았다. 공유리테일(상업시설) 기업 OTD코퍼레이션도 비슷하다.

양사 모두 IPO(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데 회계적 관심이 낮은 투자자들은 재무적 위험이 높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사업확대를 위한 시장성 자금조달도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패스트파이브 부채비율이 실제 재무적 위험과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채처럼 만기가 있어 거액을 한 번에 갚아야 할 채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유오피스·리테일, 전부 운용리스

패스트파이브는 상장기업 의무 사항인 IFRS(국제회계기준)을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처음 적용하면서 부채비율이 1608%로 급등했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적용했던 2018년 부채비율이 54.3%였던 것과 천지차이다.

IFRS가 리스회계처리를 변경한 탓이다. 기존엔 금융리스만 부채로 계상했는데 지난해부턴 운용리스까지 부채로 잡도록 했다. 금융리스는 일반적으로 리스기간이 종료된 후 자산소유권이 대여자에서 이용자에게 이전되는 리스를 칭한다. 운용리스는 기간종료 후 자산을 다시 대여자에게 되돌려주는 리스다.

항공기나 선박 등을 빌려 영업하는 항공사나 해운사간 회계적 형평성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된 기준변경인데,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공유오피스·리테일 업체들이 유탄을 맞게 됐다.

패스트파이브는 건물 업무시설(오피스)을, OTD코퍼레이션은 상업시설(리테일)을 통째로 장기 임차하는 것이 사업의 첫 단계다. 부동산 가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매입(금융리스)은 애초 불가능하고 모두 운용리스 형태로 임차 계약을 맺어 이용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IFRS를 적용하자 19개 오피스 지점에 대한 수천억원대 운용리스 부채가 한 번에 부채총계에 편입됐다.

자료:금융감독원

◇부채비율, 상·차환 능력과 거리…자산 '질' 평가가 더 중요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수치다. 채무를 갚지 못해 도산(디폴트)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위해 크레딧(신용평가) 업계에서 주로 참고한다. 제조업체 부채비율이 1600%라면 극히 위험한 수준이다.

하지만 운용리스가 기반인 공유오피스·리테일 기업은 부채비율을 액면 그대로 판단해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늘어난 부채(리스부채)가 채무상환 여력과 곧바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리스부채는 임대차 계약기간 동안 지급해야할 임차료의 총합이다. 지점별로 5~10년 동안 낼 임차료를 한 번에 계산해 부채로 잡은 것이다. 디폴트는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등을 상·차환 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인데, 리스부채는 거액의 현금을 일시에 준비해야 하는 채무가 아니다. 유동성 위기와 거리가 있는 채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리스부채의 '질'이다. 공유오피스·리테일 기업은 빌린 부동산을 잘게 쪼게 개인사업자나 중소중견기업에게 재임차해 받는 임차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이 수익이 건물주에게 주는 임차료에 못 미칠 때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즉 부채비율보다는 지점 별 공실률이 어느 정도 인가가 재무건전성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19개 지점 평균 공실률이 3%에 그치고 있다. 리스부채 질이 상당히 양호한 셈이다. OTD코퍼레이션도 리테일 시장에선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대형기관 등 전문투자가들은 이 같은 사정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다만 IPO에선 회계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투자자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유경제 1호 IPO에 도전하는 패스트파이브 역할이 중요하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수치만 보고 반감을 갖는 투자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은행들도 사정을 알면서도 수치 부담 때문에 대출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며 “변경된 회계기준이 공유경제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에 대해 시장 전반적으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패스트파이브나 OTD코퍼레이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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