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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채안펀드 효과' 속단 경계 국고채-회사채 '금리 격차', 남유럽 재정위기 수준…펀드 운용 실기, 불안감 남겨

양정우 기자공개 2020-04-17 13:16:2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0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격차인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리스크가 늦게 반영되는 후행적 경향이 짙으나 어느덧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수준으로 확대됐다.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등장하면서 코로나19 공포감에 조기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 일로를 걸으면 투자 기관의 보수적 접근이 강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단기자금시장의 경색 조짐이 완화됐지만 온기 확산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시각이다. 아직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정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지 않았다. 전일 한화솔루션(AA-)의 회사채가 미매각된 것도 경계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추세', 불안 요소…스프레드 완화, 투심 회복 본격화

지난 13일 국고채(3년물)와 'AA-' 등급 회사채(3년물)의 스프레드는 72.8bp(채권평가사 민평금리 기준)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여파로 크레딧 시장이 충격을 받은 뒤 꾸준히 확대돼 왔다.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90bp 수준) 이후 금리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물론 국내 회사채 시장의 특성상 크레딧 스프레드는 후행 지표의 성격을 띈다. 회사채의 거래량이 적은 만큼 유통시장의 금리 변화가 각종 이벤트를 민감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국내 채권 유통시장은 국고채 비중이 절대적이다. 금융위기급 악재가 터질 때마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후행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 일로는 불안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마다 스프레드는 수직 상승과 하강을 반복해 왔다. 확대 추세가 꺾이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없다. 가뜩이나 회사채 발행 수요가 미진한 상황에서 기관의 투심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투자 기관의 보수적 접근이 강화될수록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더구나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정이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다.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저하를 신용도에 빠르게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레이팅 액션을 포함한 신용도 평정에서 부정적 진단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하향 압박 추세는 크레딧 스프레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코로나19의 타격이 직접 반영된 올해 1분기 실적도 하나둘씩 발표될 시점이다. 실물경제의 충격이 기업 실적으로 확인되면 크레딧물의 인기가 재차 식을 가능성이 있다.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AA-' 한화솔루션 미매각 '촉각'…채안펀드 안일 운영, 불안감 불씨

전일 'AA-' 등급인 한화솔루션이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한 것도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2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수요예측에서 80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채안펀드의 매입 대상에서는 제외된 탓이다. '부정적' 아웃룩이 붙은 터라 채안펀드 운용사가 신중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조성한 채안펀드는 AA- 등급 이상 회사채를 매입 대상으로 설정해 한화솔루션 회사채에도 투자가 가능했다.

채안펀드(모펀드)의 매입 결정과 규모 설정 등 세부 내용은 자펀드의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채안펀드는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펀드인 동시에 금융사가 출자한 민간펀드이기 때문이다. 펀드 조성에 공적 취지를 갖고 있지만 운용 측면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운신의 한계로 크레딧 위기를 잠재우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안펀드가 자칫 초기 운용에 실기할 경우 심리적 쇼크를 완화한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도 공포 확산을 조기에 막았을 뿐 회사채 시장 전반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초반부터 공격적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며 "단기자금시장의 위기감이 완화됐으나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채안펀드가 안일하게 운용되면 자칫 불안감의 불씨를 남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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