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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생존전략]OEM 영원무역, 달러강세에도 웃지 못하는 속사정수출·생산 사실상 중단…외화차입 30%, 이자부담도 가중

박규석 기자공개 2020-04-22 08:24:49

[편집자주]

내수경기 위축, 해외 브랜드 난립, 구매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불황의 터널을 건너고 있던 패션업계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란 암초까지 맞닥뜨렸다. 브랜드 기업은 물론 OEM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어려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 주요 패션업체의 재무상황과 대응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6: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류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을 영위하는 영원무역은 달러 민감도가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달러강세라는 호조속에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출길 자체가 막혀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영원무역은 2009년 7월 ㈜영원무역홀딩스(옛 ㈜영원무역)로부터 인적 분할되면서 설립됐다. 글로벌 아웃도어·스포츠 의류OEM 전문기업으로 해외 약 40여개의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아 생산, 수출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영원무역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99.5%다. 의류OEM 사업 부문은 매출100%가 수출물량이다. 주요 수출국은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 대부분의 수입과 지출은 미국 달러로 이뤄진다. 이로인해 매년 외화환산이익으로 수십억원의 기타수익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말 개별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달러·원 환율이 5% 상승하면 순이익이 66억원 가량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펜데믹에 매출 줄어 차입·지급보증 부담

영원무역의 매출 기조는 올들어 갑작스레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인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악화됐다. 주요 수출국인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어 사실상 수출길이 막혔다. OEM의 특성상 시즌 대비 3~6개월 이상 앞서 주문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북미 등 주요 수출국의 납품 물량이 축소될 수도 있다.

올해 달러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수출이 진행됐다면 상당한 매출증대 효과는 물론 환이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출물량 자체가 급감하면서 매출은 물론 환차익을 누릴 기회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이 급감해 달러 차입금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영원무역은 2015년 이후 달러 차입금 축소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실제 영원무역의 달러 차입금은 2015년 1295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1221억원 △2017년 670억원 △2018년 523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3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말 1조3583억원을 달성해 달러 차입금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해외법인에 대한 지급보증도 부담이다. 주문이 줄어들며 해외 생산법인이 가동을 멈춘 데 따라 타격이 예상된다. 영원무역은 이들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442억원의 지금보증(달러 기준)이 있다. 관련 금액의 보증 목적은 모두 해외 법인들의 차입금 지급을 위함이었다. 현재 해외법인에 대한 지급보증금액은 전체 달러 한도의 75%다.

영원무역의 OEM 판매경로는 바이어 상담 및 주문 수주→샘플제작→원단구입 및 원단생산→ 제품생산(해외현지법인)→각 바이어 지정 지역에 출고→판매 대금 청구 등으로 이뤄진다. 결국 해외 바이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발주를 줄일 경우 영원무역의 생산을 담당하는 해외현지법인에도 연쇄 타격이 전달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장 많은 지금보증금을 제공하고 있는 해외법인은 방글라데시의 생산기지인 KARNAPHULI SPORTSWEAR INDUSTRIES LTD(이하 KSL)로, 지금보증규모는 120억원이다. KSL이 전체 지급보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높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차입금 부담을 영원무역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정부 차원에서 공장 가동 중지를 권고하고 있다. 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생산기지 역시 생산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었다. 방글라데시는 영원무역의 해외 생산기지의 중심인 곳으로 생산라인 기준으로는 전체의 약 67%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주력 수출품인 의류는 대미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코로나19 팬데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올해는 292억원의 투자 계획도 가지고 있지만, 방글라데시 지역의 코로나19가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공장 가동과 신규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한 수출 제조 기업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제조업체의 생산기지가 문을 닫는다는 건 비용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며 “원자재 수입 계약 및 물품 납품 계약, 물품 운반을 위한 항공·선박 계약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 계약에 차질이 생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장 내 근로자를 위한 임금과 시설 유지비용 등까지 고려하면 생산시설의 가동 정지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확보 위한 500억 회사채 차환 시도

수출 부진으로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영원무역은 최대한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오는 21일 돌아오는 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 차환발행을 통해 방어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5년물이 아닌 만기가 더 짧은 3년물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영원무역의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승했지만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데 따라 불가피하게 만기를 조정했다. 지난 2012년 6월에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희망금리 밴드 내에 들어온 기관 주문이 단 한 건도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었던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만기구조를 조정하는 전략을 감내한 셈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에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으며 이로 인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게 큰 문제”라며 “주로 북미와 유럽에 대한 수출인데 이 지역의 가게 문을 닫아 버리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서 바이어들도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원무역은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기준으로 연간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통계업체인 스태티스타의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시장은 여성복을 중심으로 2020년에 1조9394억(약 2366조2619억원)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주력 생산법인인 방글라데시 외에 베트남(남딘)과 엘살바도르(산살바도르) 등 생산기지 분산을 통한 원가 절감 효과 등도 코로나19 리스크를 축소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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