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산업은행 한진중공업 통매각 가닥…KDB인베 구상안 '올스톱' 조선·건설 분리 보류, 2호 자산운용 계획 차질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20-04-23 13:46:5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매각을 직접 추진하기로 하면서 KDB인베스트먼트의 2호 자산 매입 계획도 당분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한진중공업을 포함, 중소형 조선사를 '패키지'로 인수해 매각할 방침이었지만 방향을 틀었다. 해외 채권은행의 동의를 얻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자산 정리 목적으로 8500억원을 들여 지난해 초 설립한 곳이다. 국책은행은 대기업 구조조정보다 미래 성장 분야를 지원하는 역할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이동걸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산업은행은 KDB인베스트먼트를 100% 자회사로 두고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와 매각 등을 향후 전담할 조직으로 키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지 못하고 있다. 설립 후 1년이 넘었지만 운영 중인 구조조정 기업은 대우건설뿐이다.

문제는 대우건설 매각이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던 중에 코로나19 사태란 복병까지 만났다.

산업은행이 손해를 보지 않고 대우건설을 매각하려면 보유 지분(50.75%) 가치가 3조원을 넘어야 하는데 현재 지분 가치는 7000억원도 안된다. 과거 호반건설에 매각을 시도한 가격(1조6000억원), KDB인베스트먼트로 지분을 넘긴 가격(1조3605억원)을 봐도 당장 매각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이에 따라 산업은행으로부터 2호 자산을 서둘러 사들이고 이에 대한 정상화와 매각 절차를 먼저 단행할 계획을 짜고 있었다. 그 대상으로 점찍어 뒀던 게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등 조선사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어떤 구조조정 자산을 매입할지 논의를 지속해왔고 조선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두고 있었다"며 "건설과 조선업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업부를 분리하고 STX조선해양과 묶어 가져가는 방안을 구상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을 직접 '통매각'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KDB인베스트먼트로 조선업을 넘기는 분할 매각을 위해서는 채권단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일부 해외 채권단이 이에 대해 난색을 보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최대주주는 지분 16.14%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며 우리은행(10.84%), 농협은행(10.14%), 하나은행(8.9%), 국민은행(7.09%), 수출입은행(6.86%) 등 국내 은행권이 지분 약 60%를 보유 중이다. 해외 주요 주주로 리잘커머셜뱅킹 8.53%, 랜드뱅크오브더필리핀 5.01% 등이 14% 가량을 갖고 있다.

한진중공업 매각을 위해서는 주주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해외 채권은행의 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분리 매각 등을 실현하는 것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른 관계자는 "분리매각도 고려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채권은행의 입장도 있고 또 시장 상황을 볼 때 통째로 매각을 추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며 "2~3개월 내에 입찰공고를 내고 한진중공업의 공개 매각을 나설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2호 자산 매입 일정도 이로 인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열렸다. STX조선해양과 대선조선 등 또 다른 중소형 조선사만 묶어 사들일 수는 있지만 이 역시 한진중공업 매각 절차를 먼저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할 일이 됐다. 한진중공업 통매각에 실패할 경우 기존 계획처럼 건설과 조선업 분리 여부를 재차 고심해봐야 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