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중공업 M&A]채권단 지분 매각가 5000억 밑도나장부가 주당 5000원…최저선 3800억 될 듯

최익환 기자공개 2020-04-23 10:36:0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할 예정인 한진중공업의 매각가는 회사의 자산가치보다는 지분의 시장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채권단이 한진중공업 출자전환주식의 가치를 주당 5000원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투입된 여신규모 등을 감안하면 최대 5000억원대의 매각가를 희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의 채권단은 출자전환 지분 83.45%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채권단은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오는 6월 중으로 매각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번 한진중공업 M&A는 일반적인 주식매매 방식으로 이뤄진다. 채권단은 지난해 한진중공업에 대한 채권 6874억원의 출자전환을 끝마쳤다. 수빅조선소 채권을 보유중이던 필리핀 시중은행들까지 출자전환을 완료해 채권단의 지분은 80%대 중반으로 늘었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출자전환 지분을 보유한 △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수출입은행은 모두 해당 지분의 가격을 주당 5000원으로 장부에 반영하고 있다. 매각대상인 83.45%의 지분을 모두 주당 5000원으로 계산할 경우 장부가액은 모두 3800억원 선이다.

채권단은 장부가액을 매각가의 마지노선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6874억원의 채권을 2500억원의 지분으로 출자전환하며 상당부분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규모가 줄어들었다. 전체 여신을 회수할 수는 없어도 장부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일은 채권단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채권단의 한진중공업 매각은 최소 거래희망가로 380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극적인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더해진다. 여신투입 규모를 일정부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채권단 출자전환 지분의 전체 가격이 5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이미 출자전환하면서 채권액보다 지분가치를 낮게 반영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장부가 아래로 매각하는 것은 채권단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부지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부지의 높아진 자산가치로 인해 매각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원매자를 찾는 일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영도조선소 부동산의 장부가액은 3571억원이지만 업계는 적어도 4000억원~5000억원 선을 시세로 점치는 모습이다.

조선소의 부동산 가치가 기업가치를 뛰어넘는 아이러니는 비단 한진중공업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 앞서 회생절차상에서 매각된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2017년 산정된 청산가치가 7000억원으로 산정되어 계속기업가치를 뛰어넘은 바 있다. 이후 채권단과 법원은 통매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일부 야드를 매각하고 청산가치를 재조정한 끝에 2000억원에야 매각할 수 있었다.

가치상승 요인인 영도조선소의 개발 가능성 역시 아직까지는 불투명하다. 2030년 세계박람회를 준비하는 부산광역시가 영도와 바다를 맞댄 북항 지역을 재개발해 엑스포 행사장으로 이용할 예정이지만, 영도지역의 경우 도시재생 검토대상으로 지정된 것 이외엔 개발 움직임이 아직 없다. 개발을 위해선 대체부지를 찾아 조선소를 이전해야 해 부지 매각과 개발 가능성 역시 현실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영도조선소의 부지의 개발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장이 평가하는 부지 가치를 전부 한진중공업의 기업가치로 반영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가격을 올릴 경우엔 원매자 물색이 힘들어진다는 게 채권단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