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마이너스 행진' 해외사업 부활은 언제? [건설리포트]기존 현장 부실로 7년째 적자…차관공사 수주 중단 등 전략 변화
고진영 기자공개 2020-04-27 13:57:4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사업 적자로 수년째 골치를 썩어온 경남기업이 올해도 고민을 털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현장들을 마무리해야 손실을 끊을 수 있지만 공사기간이 자꾸 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후유증으로 보증서 발급이 어렵다 보니 신규수주도 4년 내리 손을 놓고 있다.내년은 돼야 해외 영업활동이 기지개를 켤 전망인데 수주전략에 변화가 예상된다. 회사 측은 그간 국제차관 공사를 주력으로 삼아왔으나 앞으로는 이 분야 수주를 자제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확실한 사업 위주로만 일감을 고를 계획이다. 개발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해외부문 누적손익 마이너스 169억…부실현장 언제 끝나나
경남기업은 지난해로 7년째 해외부문에서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2019년 해외부문이 기록한 영업적자는 22억원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지난해 경남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이 15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볍게 넘길 수준도 아니다.

진행 중인 해외 현장의 누적손익도 매년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손실이 계속됐다. 지난해 기준 해외부문의 현장 누적손익은 마이너스 169억원이다. 대부분이 관급공사이다 보니 원가율이 좋지 않아 손해가 불가피했다.
현재 진행중인 공사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수주한 현장은 스리랑카 도로공사 프로젝트(SKP-S: Sri Lanka Kesbewq Pokunuwita Road-S)로 2016년 8월 계약했다. 이밖에 2013년 수주한 스리랑카 존 킬즈 시티 프로젝트(SJK. Sri Lanka John Keells City Project), 2014년 수주한 베트남 비엣찌 하수도 건립사업(VVW, Vietnam Viet Tri Wastewater) 등이 있다.
애초 계약대로라면 이미 끝났어야 할 공사들이다. 스리랑카 도로공사는 2019년 5월, 존킬즈 시티는 2018년 3월, 베트남 비엣찌 하수도는 2017년 7월이 완공 예정일이었다. 하지만 수차례 계약이 연장돼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 중 스리랑카 도로공사는 마지막 구간인 0.9㎞ 정도를 남겨두고 준공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코로나19 탓에 발주처에서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상반기 내 완료를 목표로하고 있지만 통행금지가 계속될 경우 하반기로 미뤄질 수도 있다.
베트남 비엣찌 하수도 건립사업도 올해 말로 공사기간이 연장됐다.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받은 차관사업인데 잦은 설계 변경과 인허가 지연 등이 계속됐다. 현재 하자보수 공사가 남아있으며 이를 마치면 준공금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스리랑카 존킬즈 공사의 경우 발주처에서 일부 설계 변경을 하면서 이를 반영하느라 완공 예정일이 내년까지 넘어갔다. 지난해 4월 현지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테러도 공사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영업활동 내년 재개…수주전략 바꾼다
해외부문이 되살아나려면 어서 적자 현장들을 털고 수익성 좋은 일감으로 '판갈이'를 해야한다. 하지만 경남기업은 2016년 이후로는 새로운 수주가 없었다.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017년 말 SM그룹에 인수된 이후 법정관리를 졸업하긴 했으나 이로부터 만 3년은 지나야 보증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내년까지는 신규수주 없이 기존 일감만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회사 측은 해외사업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놓지않고 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우리가 해외건설 면허 1호를 가지고 있으니 수익이 날만한 사업을 물색해 추진할 것"이라며 "손실을 낸 경험을 고려해 저가공사 등을 자제하고 신중히 고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적자를 많이 냈던 차관공사 수주는 향후 중단하기로 했다. 이처럼 수주에서 수익성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SM그룹 차원의 결정이기도 하다. 베트남이나 스리랑카 등 이미 진출한 국가를 중심으로 도급공사뿐 아니라 개발사업 재개 역시 검토할 계획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랜드마크72' 등 이미 베트남에서 개발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며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영역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당초 해외사업이 강점으로 꼽혔다. 1965년 11월 태국 중앙방송국 타워를 수주하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건설업 면허를 따내기도 했다. 그 뒤로 1978년 스리랑카 콜롬보 지사, 2007년 마다가스카르 지사와 베트남지사 등을 각각 설립했다. 그러나 2007년 베트남에서 추진한 1조원 규모의 랜드마크 72빌딩 사업이 발목을 잡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겹치자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2009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2011년 겨우 회복해 조기졸업에 성공했고, 2012년에는 랜드마크 72빌딩을 준공한 덕분에 해외부문에서 영업이익 170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영업손실 83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잇따른 해외 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자체 투자자금을 거둬들이지 못해 적자가 쌓였기 때문이다.
결국 2013년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남기업은 랜드마크 72빌딩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2015년 채권단의 자금 지원안이 부결되면서 끝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7년 SM그룹 동아건설산업 품에 안긴 뒤로는 현장 누적손익이 나아지고 수주활동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으나 해외사업은 여전히 예외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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