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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홀딩스그룹, 가금사업 수익성 난제 풀까 [진격의 중견그룹]⑤10년 걸친 지원에도 순손실 지속…그룹 재무구조 부담에 지원 사실상 중단

방글아 기자공개 2020-05-04 08:00:22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2세 승계를 마무리 짓고 있는 이지홀딩스그룹은 1세 경영 당시에 구축한 농축산 사업 벨트의 수익성을 도모해야 하는 사업적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가금사업부문이 7년여 간의 그룹 차원 지원에도 요원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어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그룹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력 계열사인 마니커가 재무구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지홀딩스그룹은 △사료(이지바이오) △가금(마니커) △육가공(우리손에프앤지) △기타(옵티팜)을 주축으로 4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BBB' 지주사, 이지바이오 분할시 재무 부담 확대

그룹(이지홀딩스)은 현재 BBB 신용등급으로 이자율 4.50~4.75%대 사채를 쓰고 있을 정도로 채권조달시장(DCM)에서 재무적 안정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년여간 마니커를 필두로 한 부실 사업부문 지분 일부를 매각해 건전성 회복에 나섰지만, 그룹 전반의 수익성이 하락 추세인데다 유보율이 낮고 차입금의존도가 높아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이지홀딩스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144.1%, 95.6%, 차입금의존도는 40.0%다.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을 측정하는 유보율은 1250.8%로 경쟁사 하림지주(20530.1%)와 비교해 10분의 1에 못 미친다. 지주사(이지홀딩스)에서 분할 신설하는 이지바이오 상장을 위해 집중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대로 분할을 추진하면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이지바이오가 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분할 후 이지바이오의 부채비율은 동종업계 평균(120.8%)대비 4배를 넘어서는 492.6%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회사측은 현금창출력이 높아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이는 실적에 달려 있다.

탄탄했던 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한 건 사업 자회사 실적 부진의 영향이 컸다. 2011년 마니커 인수로 1년만에 매출이 전년대비 10배 이상(253억→2688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받쳐주지 않아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마니커 부실이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악화로 옮겨붙었다.

◇수익성 악화, 생계 공급 과잉으로 '만성화'

마니커 인수 과정에서 증가한 금융비용이 신규 창출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넘어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지홀딩스 EBITDA는 2010~2011년 사이 405억원에서 669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2739억원에서 4514억원으로 증가해 순금융비용 대비 EBITDA는 기존 4.2배에서 3.8배로 하락했다. 이듬해 추가 투자로 금융비용은 더 확대돼 2012년 1.5배로 뚝 떨어졌다.

마니커가 피인수 초기 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수익 경영에 이르지 못했다. 인수 첫해 순손실로 전환한 후 10년 동안 회복에 부침을 겪고 있다. 2016년 지현욱 대표로부터 관계사 옵티팜 주식 75만2450주(6.27%)를 무상증여받아 그에 따른 수증이익으로 반짝 흑자전환을 달성했지만 한 해에 그쳤다.


이에 그룹은 △2012년과 2016년 마니커 유상증자 참여 △2015년 계열사 금호영농 통한 출자 △2018년 전략적 파트너사 CJ제일제당 출자 연계 등 방식으로 지원했다. 마니커 또한 2017년 17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에 이어 2018~2019년 회사채로 350억원을 수혈받는 등 체질 개선에 힘썼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마니커가 영위하는 가금사업은 그룹 수직계열화에 따른 이점을 얻기 어렵다는 점이 애로사항이 됐다. 마니커의 전방업체는 대리점, 체인점, 대형마트 등으로 구성돼 있어 그룹 수직계열 구조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지분 매도 후 사업 효율화로 선회

이 때문에 그룹은 근래 들어 마니커에 직접적 자금 지원을 중단한 모습이다. 오히려 경영권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마니커 주가 상승 시점마다 지분을 매도해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재원으로 쓰고 있다.

2018년 7월 금호영농(1572만924주)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팜스토리(1195만628주), 9월 이지바이오(981만273주)가 마니커 주식을 줄줄이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2018년 2월 최고 56.08%에 이르렀던 그룹 마니커 지분율은 현재 26.6%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선 고가 인수에 따른 지분가치 평가손실을 이 같은 방식으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홀딩스는 2011년 87.7%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3709원에 마니커 경영권을 인수했다. 현재 주가 수준보다 4배가 넘는 가격이다.

그룹은 앞으로도 출자 등 마니커 재무 지원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는 한편 사업 효율화로 수익성 회복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활동 지속 추진 중"이라며 "아울러 온라인 채널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매출과 함께 이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월 24일 축산법 개정안 공포로 합법적으로 수급조절이 가능해졌다"며 "이에 따라 닭고기 시세가 안정되면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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