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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현대차, 성장성·안정성으로 투심 녹였다 [Deal Story]3000억 모집에 1조4100억 주문…3월 중순 이래 최대 규모

이지혜 기자공개 2020-04-29 13:25:3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9: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채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현대자동차를 향한 투심은 뜨거웠다. AA급에서도 미매각은 물론 조달금리가 공모가밴드 상단에 형성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1조원이 훌쩍 넘는 기관투자자 수요를 확보했다. 조달금리도 3월 중순 이후 공모채를 발행한 기업 가운데 제일 낮다.

현대차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권에 든 것은 맞지만 펀더멘탈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에서 기아자동차와 함께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한 데다 신차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실적회복세를 타는 것은 물론 재무안정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투심을 녹였다.

◇1조4100억 수요 확보…주요 기관 투자자 적극 참여

현대자동차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8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모집금액 3000억원에 모두 1조41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3년물(모집금액 2000억원)에 9100억원, 5년물(500억원)에 2800억원, 7년물(500억원)에 22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현대차 사상 가장 많은 기관투자자 수요를 확보했다. 2016년 현대차가 수요예측을 통해 처음으로 공모채를 발행할 당시에는 모집금액 3000억원에 3400억원의 수요가 몰리는 데 그쳤다. 신용등급 AAA를 반납했지만 투자심리는 견조한 셈이다.

3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기관투자자 주문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채권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수요예측 참여금액 1조원의 벽이 더 높아졌다”며 “투자자들이 현대차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 LG화학 등이 공모채를 발행할 당시 수요예측에서 2조원가량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4월 이후에는 경쟁률이 1배수로 떨어지면서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대폭 줄었다.

현대차는 이번 수요예측에서 조달금리도 다른 발행사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집금액 기준으로 조달금리는 3년물 +3bp, 5년물 민평금리 수준, 7년물 +5bp 정도에 정해졌다. AA급 기업조차 가산금리가 두자릿수를 넘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주요 기관투자자 상당수가 현대차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주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보험사, 은행 등이 적극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했다”며 “더이상 투자집행을 미룰 수 없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현대차를 눈여겨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채권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주요 기관투자자 상당수가 지갑을 닫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가격적 메리트가 있는 것은 물론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까지 높다고 판단해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책 도움 없이 ‘홀로’, 성장성 기대감 높아…투심 해빙 논하기는 일러

현대차의 수요예측이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정책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데 있다. 현대차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외화차입금을 갚는 데 쓴다. 이 때문에 최근 수요예측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채권시장 안정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미매각 발생 시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는 KDB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도 활용하지 않았다. 독자적 안정성과 성장성만으로 투자매력을 어필한 셈이다.

지난해 실적이 늘어난 데다 신차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덕분이다. 현대차는 2018년 하반기 이후 싼타페, 투싼, 펠리세이드 등 SUV 중심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시장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2018년보다 48.9% 늘어난 3조605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 공장 가동중단 사태 등을 겪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구축한 국내 시장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어 실적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코로나19 사태가 어느정도 잦아들면 다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성공이 AA급 공모채에 대한 투심 해빙의 조짐으로 읽기는 아직 이르다는 말도 나온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공모채 시장 상황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거두면서 전환점을 마련할 계기가 된 것은 맞다”며 “그러나 회사가 자체적으로, 계열사와 함께 쌓아온 시장신뢰와 펀더멘탈이 수요예측에 주효했기에 AA급 공모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풀렸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시각”이라고 말했다. 투자자의 치열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 결과일 뿐이라는 말이다.

한편 현대차는 증액 여부를 결정한 뒤 5월 8일 공모채를 발행한다. 공모채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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