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영원무역, 지켜지지 못한 주주친화 '약속'"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결과"…주총 안건에 반대표 이례적 '15%'
김선호 기자공개 2020-06-08 10:16:0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패션업체 영원무역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받아든 주주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해 내세웠던 주주친화 정책 이행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지난해 영원무역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5개만을 준수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주 관련 지표 4개 모두 미준수해 눈길을 끌었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주주에게 통지해야 되는 사항을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영원무역은 향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4주전까지 주주에게 소집통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배당정책 수립과 사전 배당계획 안내 등의 절차 마련 △외국인 주주를 위한 영문 공시 진행 △집중일을 피해 주주총회 를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이러한 이행 노력에 대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 항목 중 준수 사항이 1개 늘어났으나 주주 관련 분야에서는 지난해와 같이 모두 미준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세히는 감사기구 관련 항목(총 5개)에서 준수사항이 지난해 2개에서 4개로 늘어나고 이사회 항목 중 '최고경영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이 미준수로 바뀌었다. 감사기구의 기능이 강화된 반면 이사회와 주주와 관련된 사항은 오히려 퇴보하거나 제자리걸음인 수준인 셈이다.
영원무역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가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불이행에 대한 상세 설명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주주 관련 지표를 미준수한 것에 대해 영원무역은 지난해와 같이 이행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점과 함께 부득이한 사정에 의한 결과라는 점을 덧붙였다.
더불어 전자투표 도입에 대한 언급 내용이 바뀌었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전자투표 도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지 않았으나 올해 보고서에는 더 많은 주주가 참여할 수 있게 전자투표 도입을 검토해보겠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주주친화 정책에 관해 영원무역은 2년 연속 모두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이에 대한 무게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이행에 대한 설명이 늘어나고 전자투표 도입 검토 의지를 새롭게 내비치게 된 점도 이러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에서 반대표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영원무역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변화 중 하나다. 그동안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에 반대비율이 0%였으나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는 15%로 늘어났다. 주총 안건 중 이사 선임에 대한 건은 후보별로 찬·반 비율이 변동될 수 있으나 동일 사안을 두고 주주의 반대표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결산 일정과 이사회 일정 등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하지 못했으며 주주총회 집중일을 피하지 못했다"며 "향후에는 더 많은 주주가 참여하고 의결권을 용이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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