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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두둑한 한국화이자제약, 사옥 매각 배경은 법인 분할에 따른 매출 외형 축소 부담…R&D 힘 싣는다

심아란 기자공개 2020-06-08 08:12:4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5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화이자제약이 명동 사옥을 사들인 지 14년 만에 매각에 나섰다.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으며 13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작년에 특허 만료 의약품 사업부를 떼어내면서 매출 외형이 절반 가량 줄었다. 영업적자로 이어지자 한국화이자제약은 선제적으로 사옥 매각 카드를 선택했다. 이번에 사옥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연구개발(R&D) 투자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5일 한국화이자제약은 명동 사옥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3일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액티스(Actis LLP)를 선정했다. 액티스가 제시한 가격은 3.3㎡당 2330만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약 1120억원이다.

2006년 한국화이자제약은 명동타워로부터 580억원에 사옥을 매입했다. 액티스가 제안한 선에서 거래가 마무리되면 54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기게 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입찰 결과에 따라 매각 후 임차, 매각 후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딜이 성사된다 해도 단기간에 사옥을 이전하진 않는다는 방침이다.

작년 11월 말 기준 한국화이자제약의 현금성자산은 1321억원이다. 차입금은 제로(0)로 2013년부터 줄곧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옥 매각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은 아니다. 화이자 글로벌 팀(Global Workplace Solutions)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팀은 정기적으로 전 세계 사무소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 사무소 역시 정기 리뷰 대상에 포함돼 있으며 지난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작년 9월부터 명동 사옥 매각을 추진해왔다. R&D 투자 증대, 새로운 업무 환경에 대한 투자 필요성, 자산 시장 환경의 변화 등이 다각도로 반영된 결정이다.

특히 작년 5월에 한국화이자제약은 글로벌 본사의 결정에 따라 두 개의 법인으로 분리됐다. 기존의 특허 만료 의약품 사업부문이 한국화이자업존이라는 신설 법인으로 탄생했다. 나머지 특허 의약품 등의 사업 부문은 한국화이자제약이 책임진다.

'리피토' 등 특허가 만료됐지만 꾸준히 시장 수요가 있는 품목들이 한국화이자업존이 맡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화이자제약의 연 매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8년 분할 전에 7343억원이던 매출액은 분할 이후 3691억원으로 조정됐다. 영업이익은 114억원에서 23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매출액은 3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가량 증가했다. 다만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한국화이자제약에 신약이 많아 연구개발비용 규모는 커졌다. 지난해 연구비용은 96억원으로 전년(67억원) 대비 43% 가량 증가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사옥 매각 이후 재투자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보여주긴 어렵다"라며 "R&D 투자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각 나라별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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