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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제주항공, '소극적 태도' 일관 이유는산은·이스타 측 제안에 '시큰둥'…"기간연장 기대 어려운 분위기"

유수진 기자공개 2020-06-09 11:01:3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16: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래종결 시한을 3주 남겨놓은 지금 주요 딜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끊고 인수 여부를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막판까지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사실상 딜을 깨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어떠한 액션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 및 이스타홀딩스 측과 접촉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산업은행의 추가지원 제안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인수금융 외에 추가적인 지원을 하려고 하는데 제주항공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 걸로 안다"며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 지을지, 중단할지 고민 중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인수의지를 되살리기 위한 이스타 측의 노력에도 묵묵부답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타 측은 지난달 제주항공이 직원 임금체불을 명분 삼아 사실상 계약조건을 변경하려고 하자 전환사채(CB) 출자전환 등 새로운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간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매각대금 조정 외 다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도, 거절하지도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앞서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이 이스타 측에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을 때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했다. SPA 체결 당시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수 차례 해결을 약속했던 사안을 뒤늦게 다시 문제삼은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고 이스타항공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만큼 산업은행의 지원이나 이스타 측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전략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산업은행이나 이스타 측과의 의견교환 등을 중단하고 혼자 고민에 빠진 거라면 상황이 다소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판을 엎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주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성심성의껏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이스타항공 M&A는 기업결합 심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행조건이 완수된 상태다. 제주항공이 해결을 요구했던 이스타항공과 태국 타이이스타젯과의 관계도 정리됐다. 따라서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기업결합을 승인하면 더 이상 인수 작업을 미룰 명분이 사라진다. 반대로 이달 말까지 베트남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으면 딜을 깰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긴다.

최근 제주항공이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시장에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재무상태 관련 논란이 있을 때마다 "보유 현금 등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딜클로징을 위해 산업은행 등이 17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지원도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최근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공시하며 재무안정성 관련 위험으로 B737-MAX8 도입을 연기했다는 점과 영업환경 악화로 자본잠식 및 상장폐지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스타항공 인수가 제주항공의 자본잠식 가능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도 적었다. 유상증자 납입 전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도 진행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당장의 운영자금도 없는 '긴급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항공업계에서는 일단 제주항공이 약속된 시한 마지막까지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어떤 선택을 내리든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실리와 명분 모두를 챙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산업은행이 제주항공에 추가지원 얘기를 꺼낸 것과 이스타항공이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것 역시 제주항공이 지지부지한 태도를 보였기에 가능했다.

이스타 측 관계자는 "제주항공 쪽에 매각대금 조정 외 다른 방법을 제시했으나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양측 합의 하에 기간 연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산은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추가지원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스타 측으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며 “다만 해외 기업결합심사 외에도 아직 이행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가 지난 3월2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SPA)상 거래종결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당초 4월 말까지였으나 한차례 연장됐다. 양측이 또 한 번 합의를 이룬다면 3개월 더 연장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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