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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재협상테이블에 오를 세부 항목은영구채 출자전환·기안기금 지원 등 논의 여부 '관심'

유수진 기자공개 2020-06-11 08:16:3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6: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에 기존 계약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추후 이들의 협상테이블에 오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산업개발이 조건변경 카드를 꺼내든 만큼 이들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아시아나항공의 채무부담을 낮추고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영구채 출자전환이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활용한 자본확충 등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돼 '새 주인'이 되려는 현대산업개발이 달가워하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9일 산업은행에 내용증명을 보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이번 공문을 통해 인수계약에 관한 논의가 계약 당사자들에 국한된 범위를 넘어 산업은행과의 대승적 차원의 실질적 논의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 계약조건을 변경해줘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추후 협상력을 높이려는 듯 '원점에서의 재협의' 등의 표현도 사용했다. 이로써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아시아나항공 딜은 또 한번 변곡점을 맞게 됐다. 공문을 받은 산업은행은 공식적인 입장표명 없이 즉시 대응방안 검토에 돌입했다.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구체적으로 원하는 바를 밝히지는 않았다. 일단 산업은행에 공을 넘긴 뒤 기간연장에 합의가 되면 본격적으로 재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측은 언론이나 여론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비공개 협상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는 등 혼선을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당근책으로 점쳐졌던 영구채 출자전환과 차입금 만기 연장 외에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 등 다각도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서 후순위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의지를 재확인하며 논의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HDC는 채권단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출자전환이나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 등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구조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채권단이 2대주주 지위에 오르며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간 금융위원회는 기안기금으로 항공사를 지원할 때 추후 주식 전환이 가능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들어가 부채비율을 낮춰주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을 새로 그룹에 편입시키는 HDC 입장에서 고민이 되는 지점일 수 밖에 없다. 인수 후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에 지급하는 구주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신주인수 금액을 높이려 한 것 역시 지배력 확대와 무관치 않다. 당초 계획대로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면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1.54%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출자전환 등으로 신주가 발행되면 자연스럽게 지분율이 낮아진다.

특히 채권단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커지면 추후 기업경영에 있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기안기금을 통해 확보한 지분으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그 중 5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를 인수했다. 특히 올해 지원을 약속한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중 5000억원 가량도 영구채 인수로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을 도와주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두 건 모두 출자전환 하기로 할 경우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전날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차입과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등과 관련해 성실히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낸 것도 이 같은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추후 채권단이 영구채를 지분으로 전환할 경우 영향력을 갖게 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이유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현대산업개발에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며 재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며 "제시한 조건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수를 확정하기 위한 제시조건은 이해관계자간 많은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서면으로만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협상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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