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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체운용, '기대·우려' 섞인 논현동 두산빌딩 매각 오피스시장 과열, 시장 외면한 입찰가 우려…대규모 공실 현실화

이정완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20-06-19 14:47:4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두산건설과 오리콤이 사옥으로 쓰고 있는 논현동 두산빌딩(사진)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에 나선다. 다만 딜(Deal) 종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강남 일대 오피스빌딩 시장이 과열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또 주요 임차인인 두산건설이 곧 사옥을 이전함에 공실 우려도 커졌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오는 22일을 논현동 두산빌딩 공개입찰일로 정했다. 다만 이번 딜에는 변수가 많다.


우선 최근 일대 오피스빌딩 가격이 급등하면서 입찰이 과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올해 들어 두산빌딩 인근의 현대제철 잠원동 사옥, 아모레퍼시픽그룹 성암빌딩 등이 대지면적 3.3㎡당 1억6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올해초 3.3㎡당 1억원 수준보다 매각가가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이 빌딩의 임차인이자,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는 두산건설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이 문제로 부각된다. 시장 과열로 입찰가가 실제 가치보다 크게 부풀려질 경우 두산건설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데 부담이 커진다. 이 경우 두산건설은 단순 임차인으로 남게 되는데 곧 사옥을 이전할 계획이어서 공실 우려가 커진다.

두산건설은 2013년 회사채 만기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만기 자구책으로 보유하고 있던 논현동 두산건설 사옥 지분 중 79.95%(연면적 3만1879㎡)를 옛 하나다올자산운용에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약 1550억원이었다. 두산건설이 팔고 남은 지분 20.05%(연면적 7995㎡)는 여전히 오리콤이 보유하고 있다.

당시 두산건설은 매각가를 감안해 주변 임대료보다 높은 가격을 약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변 지역 오피스 임대료가 3.3㎡당 5만~6만원인데 반해 두산건설은 3.3㎡당 8만원 후반대를 지불해왔다. 임대료가 인근 건물 대비 최대 1.6배 더 높았던 셈이다. 이로 인해 두산건설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지급하는 임대료는 연 100억원에 달했다. 임대계약은 2028년까지 맺어져 있다.

문제는 두산건설이 곧 논현동 사옥을 떠난다는 점이다. 올해 하반기 경기 성남시 두산분당센터가 준공되면서 오는 12월 두산건설을 비롯한 두산중공업 등 두산 계열사는 본사를 정자동 사옥으로 이전한다. 두산건설은 쓰지도 않을 건물에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이중부담하게 될 상황에 놓였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두산건설은 올해부터 행사할 수 있는 논현동 두산빌딩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할 계획이다. IB업계에선 두산건설이 논현동 두산빌딩 지분을 매수할 예비 투자자도 선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두산빌딩의 공실도 자연스럽게 해지하기 위해서였다. 부실자산을 밸류그로스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시키며까지 회사 매각을 추진 중인 두산건설 입장으로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두산건설과 달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공개입찰을 통한 가격 줄세우기에 나섰다. 입찰 과정에서 순위를 매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 이면에는 두산건설이 2028년까지 매년 100억원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약정이 깔려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논현동 두산빌딩이 매각 후 새로운 주인 체제 하에서 임차인을 원활하게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권역에는 2021년 준공될 연면적 23만㎡ 규모의 테헤란로 르네상스파크를 비롯 선릉역 HJ타워 등 신축 오피스 공급이 대거 예정돼 있다. 이밖에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사옥 이전으로 사무실이 빈 역삼동 한국타이어사옥, 올해 말 두산그룹 사옥 이전으로 두산중공업이 떠날 강남 교보타워 등의 공실도 우려된다.

또 두산빌딩의 소유주가 구분돼 있는 점도 빌딩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 빌딩의 지분 20.05%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이 보유 중이다. 오리콤은 두산분당센터로 이전 계획이 없어 보유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 두산빌딩은 거래가 종결된 뒤에도 소유주가 둘로 나뉘게 된다.

오피스 업계 관계자는 "임차인인 두산건설의 재무상황과 두산빌딩의 열악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과열된 매각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출구 없는 경쟁이 조장되고 있다"며 "시세감정평가액은 연면적 3.3㎡당 2000만원 초반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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