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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리포트]현대오일뱅크, 위기 속 재고손실 최소화 '비결은'리스크관리위원회·운영전략팀 '투트랙' 리스크 관리

박상희 기자공개 2020-06-24 10:21:2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5: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분기 현대오일뱅크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정유 빅4 가운데 가장 적었다. 유가 폭락과 코로나19 악재 속에 대규모 적자는 피해갈 수 없었지만 평가손실을 최소화 하는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는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운영전략부문 운영전략팀 등을 활용해 '투 트랙'으로 유가나 환율 급등락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리스크 관리 역사도 오래됐다.

◇재고자산평가손실 최소화…유가 하락기 실적 방어 '마지노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이 촉발된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은 적자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극심했다. 에쓰오일(4370억원)과 GS칼텍스(4306억원), SK에너지(4170억원) 등 경쟁사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각각 4000억원을 넘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1924억원으로, 2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재고자산을 평가할 때 선입선출법을 적용하는 에쓰오일을 제외하면 총평균법을 사용하는 빅3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재고손실 규모가 가장 적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원유 재고량이 많을수록 유가 하락시 손실 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재고량이 경쟁사 대비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결과론적으로 유가 하락 시 재고평가손실 규모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원유 재고량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순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2014년 4분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2.97달러에서 60.11달러로 32.86달러(35.3%) 폭락하면서 정유사 전체 손실규모가 1조5000억원을기록했을 당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재고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평가손실을 최소화할 수있었던 덕분이다.

올 1분기 정유사들의 재고관련 손실 역시 유가 폭락 충격 때문이었다. 유가전쟁 여파로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선이던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3월 초 30달러 선으로 반토막이 났다가 이후 2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통상적으로 유가 하락은 정유사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관련 손실 등을 확대하는 등 정유사의 영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제유가 변동 시 정유사는 전체 매출규모에 영향을 받고, 원유 구입시점과 석유제품 판매시점의 가격차이 및 회계적 재고평가에 따라 수익성에 일시적 영향을 받는다. 특히 유가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이익액은 매출 감소폭보다 더 큰 비율로 감소할 수 있다.

정유사들은 유가 하락기 원유트레이딩팀에서 원유 구매를 줄이고 판매부서에서 재고량을 최대한 낮추려고 한다. 유가 급락기 재고 관리가 회사 실적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는 원유를 중심으로 한 원재료비가 제조원가의 90% 내외를 차지한다.

재고관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원유 가격 등락이 거듭되는 원가구조의 특성상 원유 구입 시점과 판매 시점의 가격 차이 및 기말 재고 자산 평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다. 비싼 값에 원유를 들여왔는데 시세가 돌연 하락하면 재고 관련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 정유사가 제품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원래의 가격으로 팔 수 있는 파생상품을 계약하는 이유다.

◇스무돌 맞은 리스크관리위원회…운영전략팀과 협업

현대오일뱅크는 2001년부터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스무 돌을 맞는 역사가 오래된 조직이다. 리스크관리위원는 경제위기 등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로 주요 리스크의 변동성이 확대돼 손실이 발생 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시로 개최한다. 외환, 유가, 정제마진 등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큰 전략을 수립한다. 관련 임원과 팀장이 주요 멤버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외환, 유가, 마진 리스크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열린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과 유가전쟁이 극에 달했던 1분기에도 몇 차례 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이슈가 있을 때 열리는 비정기 조직이라면 위험 관리에 나서는 상설조직도 있다. 글로벌사업본부 운영전략부문 소속인 운영전략팀이다. 운영전략팀은 국제 석유 가격 변동과 같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손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원유 구매부터 제품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최적의 안을 도출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운영전략팀은 또 실시간으로 변하는 석유 가격에 의한 손익 영향을 리스크로 규정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전사 리스크 관리 전략 수립을 병행한다. 선도 스와프(Swap) 거래 등을 통해 정제마진을 비롯한 주요 손익 요인을 미리 확정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것도 운영전략팀의 역할이다.

운영최적화팀으로 불리던 조직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운영전략팀으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운영전략팀장을 오래 맡았던 조휘준 상무가 운영전략부문장으로 승진했다. 1966년생인 조 상무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영전략부문장 아래 있는 운영전략팀장도 겸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운영전략팀은 원재료 구매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최적화 해 회사 수익을 극대화 하는 역할"이라면서 "각종 데이터 등을 통해 최상의 의사결정을 내릴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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