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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백오피스 지각변동]'수수료' 화두 던진 신한아이타스 "1위보다 전문성"②글로벌 진출·종합 펀드서비스 출시…최병화 대표 "사무수탁 '백화점' 꿈 꾼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0-06-26 13:12:34

[편집자주]

사무수탁사의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수수료 현실화에 독보적 1위 신한아이타스가 대형 자산운용사와 잇따라 결별하고 있다. 그 사이 차순위 사무수탁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며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더벨이 사무수탁 업계의 지각변동과 각 사별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백오피스 업계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무수탁업계의 만년 1위였던 신한아이타스는 지난해 말 '수수료 정상화'라는 큰 화두를 던졌다. 1위 사무수탁사와 자산운용업계가 수수료를 두고 샅바싸움을 시작하며 고정불변일 줄 알았던 업계 점유율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여전히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2위인 하나펀드서비스와의 격차가 줄었고 3~5위의 상위권 쟁탈전도 심화됐다.

신한아이타스는 펀드서비스 발전을 꾀하며 일정부분의 점유율 하락을 예견했다는 반응이다. 점유율 하락의 빈 자리는 펀드 기준가격 산출 수수료가 아닌 부가서비스와 종합 펀드 서비스 등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종합 펀드 서비스는 이미 첫 발을 뗐다.

◇'수수료 정상화' 화두 던진 신한아이타스, 점유율 변화 '파동'

사무수탁사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조용한 동네'로 통했다. 신한아이타스를 필두로 하나펀드서비스, 미래에셋펀드서비스, 국민은행, 우리펀드서비스 등 상위사들의 점유율 비중이 '40:25:10:10:10'으로 굳어져 있었다. 늘상 해오던 백오피스 업무를 무탈하게 수행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었다.

잔잔하던 사무수탁업계에 돌을 던진 장본인은 신한아이타스다. 신한아이타스는 지난해 말 수수료 정상화 명목하에 1bp 안팎으로 통용되던 수수료 인상을 통지했다. 신한아이타스는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낮아 수수료 수익이 줄었고 수수료 수익 축소는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수수료율을 높여 적정가를 유지해야 주 52시간 근로제를 흡수하는 한편 차세대 펀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변화가 가장 달갑지 않은 1위 회사가 던진 돌의 파장은 컸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이탈 대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각 자산운용사별로 달리 편성된 펀드 사무수탁 시스템의 변경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며 잔류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중대형사 일부가 신한아이타스와 결별을 선언하며 '절대 왕좌'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한아이타스와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왔던 자산운용사 세 곳이 공개입찰을 통해 신규 주 사무수탁사를 찾았다. 신한아이타스에 맡긴 수탁고가 15조원 수준이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민은행으로, 설정잔액 3조3400억원 규모의 칸서스자산운용은 우리펀드서비스로 향했다. 또 다른 '대어'로 꼽히던 교보악사자산운용은 하나펀드서비스와 맞손을 잡았다.

24일을 기준으로 신한아이타스의 사무수탁 점유율은 35.79%다. 2위인 하나펀드서비스와 10% 격차를 벌리고 있다. 다만 지난해 동기 39.08%의 점유율로 40%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축소됐다. 세 자산운용사가 신한아이타스를 떠나며 하반기에는 보다 큰 폭의 점유율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신규 주 사무수탁사로 선정된 사무수탁사들이 시스템 이전 등 전산작업을 마무리짓지 못해 점유율에 반영되지 못했다.


◇"점유율 조정 예상했다…수탁고에 연연하는 시대 끝"

신한아이타스는 점유율 하락을 쇠락기 신호로 읽기보다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로 해석한다. '펀드 서비스의 전문화' 목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정부분의 점유율 하락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한아이타스는 점유율 축소 변화를 백화점 서비스에 비유했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걸맞는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사들은 백화점을 찾듯 신한아이타스를 선택하리라는 자신감이다.

신한아이타스는 한 해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펀드 사무수탁 규모가 50조원으로 일부 자산운용사들과의 계약 해지의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오라이언자산운용 등 신규 유입 자산운용사도 있다고 신한아이타스는 덧붙였다. 3곳 이상의 전문 자산운용사가 상반기 신한아이타스의 문을 두드렸다.

신 시장으로 신한아이타스는 △베트남 등 글로벌 현지 펀드서비스 진출 △인공지능(AI)과 접목한 펀드서비스 지식관리 시스템(KMS) △유럽형 종합 백오피스 서비스 '맨코' 도입 △대체투자·변액보험 백오피스 서비스 출시 등을 꼽았다. 이중에서도 핵심 시장으로 보는 지점은 글로벌 진출과 맨코 도입이다.

신한아이타스는 신한은행·신한베트남은행과 공조해 베트남 현지 펀드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신규 펀드서비스는 펀드회계·신탁회계와 컴플라이언스 등 내부통제, 준법감시 기능을 제공한다. 베트남을 선두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올해 사내에 신설한 펀드연구소는 종합 펀드서비스(TSS·Total Shared Service)를 개발해 접목하는 역할을 맡았다. 펀드연구소가 매진 중인 TSS는 '한국형 맨코'라고도 불린다. 유럽형 펀드 서비스 맨코는 펀드의 운용과 등록, 판매를 총괄하는 종합 백오피스 서비스다. 맨코와 일반 백오피스 서비스의 차이점은 업무의 범위와 그를 뒷받침하는 법적 장치다. 맨코는 자산운용사의 법률적인 업무까지도 착수하고 해결할 만한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

국내의 사정과 상이한 부분을 절충하고 보안한 게 TSS다. TSS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자산운용의 '알라딘(Aladdin)'을 벤치마크했다. 알라딘은 블랙록운용이 자체 개발한 운용사 대상 종합 서비스 플랫폼이다. 위험관리·투자솔루션 시스템으로 출발한 알라딘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 경제위기 당시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한 바 있다. 블랙록운용은 알라딘의 위기감지로 관련 자산을 모두 청산해 손실을 면했다.

최병화 신한아이타스 대표는 "펀드 사무수탁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두려워할 게 아니라 새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며 "사무수탁사 중 누가 글로벌 진출을 할 것인지, 누가 펀드의 신뢰성을 확보할 지, 또 누가 상장지수펀드(ETF) 등 신시장을 빠르게 점령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보면 신규 수익원들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최 대표는 "수탁고에 연연하는 시대는 아니"라면서 "펀드 기준가만 내는 기술이라면 비슷하겠지만 부가서비스와 사무수탁 관련 특허 출원으로 차별화를 둘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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