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이맘 때였다. 취재차 만난 IB(투자은행)업계 고위임원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A사를 서슴없이 비판했다. 경영진이 과도하게 높은 IPO 기업가치(밸류)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증권사가 ‘갑’인 발행사를 비판하는 일은 흔치 않다. 웬만하면 발행사 요구를 수용한다. 반대할 경우 주관사 교체 강수를 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나친 요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임원은 A사 상장이 발행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밸류 거품으로 상장 후 주가 하락이 유력해 보였다. 또 다른 자본시장 파트너인 기관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다.
당장엔 상장으로 주관사는 수수료와 주관실적을 얻을 수 있지만 이후론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주관사 평판저하는 둘째 치고 자본시장에서 돈의 흐름이 멈춰버린다. 기관투자자들이 엑시트(자금회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속 IPO에 투자하고 싶어도 자금이 묶여 할 수 없다. 다른 IPO 발행사 역시 피해자다.
같은 관점에서 올 최대어인 SK바이오팜은 IPO 역사에 모범사례를 남겼다. SK바이오팜은 투자자와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 밸류가 5조원으로 거론됐지만 수요예측에선 2.8조~3.8조원을 제시했다. 1조~2조원 할인된 가격이다. 공모는 기념비적인 기록(경쟁률 835대 1)을 남겼고 상장 후 주가도 폭등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14조원이 넘는다.
벌써 SK바이오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발행사 이야기가 들린다. 공모가를 그간의 관측보다 저렴하게 제시하고 있다.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게임사 미투젠이 그 중 하나다. 7000억원대로 거론되던 IPO밸류를 2800억~3700억원으로 낮췄다. ‘투자자와 이익공유’가 배경이다.
적절한 공모가는 엑시트와 재투자로 이어져 자본시장 선순환을 이끈다. 시장이 건전해지면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향후 나올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빅딜 후발주자들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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