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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현대차·SK, 어제의 적이 오늘은 친구...'BaaS' 분야 맞손지난해 각자 사업구상 밝히며 격돌 예상...총수 회동 후 협력의 길로

김경태 기자공개 2020-07-31 10:15:10

[편집자주]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그룹 총수가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연쇄 회동을 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수 있는 '바로미터' 이벤트였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 지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 간 협업과 동맹이 '코리안 어벤저스'로 진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전기차 분야에서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그룹의 총수가 만난 뒤 바스(BaaSㆍBattery as a Service)와 관련한 협력 논의가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BaaS는 일종의 배터리 서비스 플랫폼으로 두 그룹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출을 선언했던 분야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해당 분야에서 격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두 그룹 총수의 회동을 계기로 극적인 반전을 이루게 됐다.

◇SK이노베이션, 작년 5월 사업 구상 밝혀…현대차, OCI와 협력 MOU 체결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해 5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BaaS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BaaS는 서비스형 모빌리티인 MaaS(Mobility as a Service)에서 차용한 용어다. 배터리 제조뿐 아니라 렌탈, 리스 등 연계된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를 렌탈·리스로 공급한다. 소유권을 유지하다가 전기차가 용도를 다하고 폐차될 때 배터리를 회수한다.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한다. 이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렸다.

현대차그룹도 BaaS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과 김택중 OCI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실증 및 분산 발전 사업 협력 MOU를 맺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를 한국 공주시와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OCI의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양사가 함께 실증 분석과 사업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9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과 김택중 OCI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 및 분산발전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모습.

당시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BaaS 분야에서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SK그룹은 BaaS 사업을 위해 배터리 공급 단계에서부터 생애주기 전체를 통제하는 방식을 구상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배터리를 공급받는 단계에서부터 통제하려 했다. 범위가 겹치는 만큼 신경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동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 정 부회장은 이달 7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최 회장과 협력을 논의했다. 만남에서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과 협력방안 등에 관해서 의견을 나눴는데 BaaS도 논의에 포함됐다.

이어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가 만남을 갖고 BaaS와 관련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어제는 적이 될뻔 했지만, 오늘은 친구가 된 셈이다.

전기차 시대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BaaS 사업 협력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될 만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서비스 부문 협력을 위해 상호 논의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완성차·배터리사 주도권 '가늠좌'될 수도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대에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 중 어느 곳이 주도권을 갖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완성차업체가 '갑(甲)'의 위치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내연기관차 시대에 부품사와의 관계처럼 볼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전기차 판매량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배터리 시장도 커지게 되면 관계가 역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Bass 사업 협력에서 어느 곳이 주도권을 갖게 될지도 주목한다. 향후 전기차 시대에 완성차와 배터리업체 간 주도권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배터리 제조사로 공급하는 단계서부터 생애주기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배터리를 공급 받는 순간에는 배터리업체들과의 협상이 불가피하다. 그 이후 단계부터 통제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현대차그룹은 배터리업체 뿐 아니라 다른 우군도 확보했다. 자신이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강점을 강화하고 있다.

OCI와의 협력을 발표했던 작년 9월 한국수력원자력과도 협업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으로 투자해 울산공장 내 구축한 태양광 발전시스템에 2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를 설치하고 실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이 구축 예정인 태양광시스템과 연계해 2021년 말까지 8MWh 급 ESS를 추가로 설치 운영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올해 5월에는 한화그룹과 협력을 발표했다.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와 태양광 시스템을 연계한 신사업에서 협업하는 것이 골자다.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가정용·전력용 ESS 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한화큐셀 독일 연구소 내 태양광 발전소를 활용한 실증을 한다. 양사가 보유한 고객과 인프라를 활용한 시범 판매, 태양광 연계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공동 발굴 및 수행 등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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