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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온시스템 순적자 불구 한앤컴퍼니 '배당' 지속2015년 M&A 이후 첫 분기적자…이익잉여금 2조 웃돌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8-18 08:01:2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공조시스템 전문기업 한온시스템이 올 2분기 수백억 원대의 순적자에도 분기배당을 실시해 눈길을 끈다. 통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당기순이익을 냈을 때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행보다.

이를 두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금 회수를 중요시하는 PEF의 경영방침이 배당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온시스템은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부터 빠짐없이 분기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

◇2분기 순손실 604억…363억 규모 분기배당 실시

한온시스템은 최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 2분기 매출액 1조1954억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7.2%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711억원의 순이익을 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때문이다. 전세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해외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한 탓이다. 지난 4~5월 유럽과 미주지역 공장 가동률이 약 30%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심지어 일부 공장이 일시적으로 셧다운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주와 유럽, 국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51% 7%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중국 매출이 11% 증가했으나 타지역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온시스템의 전체 매출 중 북미와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가량이다. 한온시스템이 분기 기준 영업손익과 순이익 적자를 낸 건 2015년 대주주가 바뀐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적자상황과 무관하게 이번 분기에도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11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68원, 전체 363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의했다. 올 1분기 332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때와 동일한 배당규모다.

한온시스템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올 1·2분기 주당배당금을 전년(80원)보다 15% 줄인 68원으로 책정했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 기업들이 중간배당액을 작년보다 16.7% 줄인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은 1분기에도 배당금총액이 363억원으로 순이익(332억원) 규모를 넘어섰었다. 배당성향이 무려 109%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해당 연도나 분기에 순이익을 내면 배당을 실시한다. 기업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을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과 공유하는 차원에서다. 물론 순손실을 내고도 배당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대부분 사전에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단언해 약속을 지킬 수 밖에 없는 경우다.

◇배당규모 유지에 '방점', 투자금 회수 수단

하지만 최근 수년 간의 배당추이를 살펴보면 한온시스템은 배당성향이 아닌 전체 배당규모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4분기부터 해당 분기의 순이익 규모와 무관하게 주당 80원이라는 동일한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도 36%~77% 정도로 들쑥날쑥하다. 배당성향을 기준 삼아 일관된 배당정책을 펴는 기업들과 차이가 있다.


이를 두고 한앤컴퍼니가 대주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익을 중시하는 PEF 특성상 매 분기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해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온시스템이 분기배당을 시작한 건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직후인 2016년 1분기부터다. 이전까지는 매년 한 차례 결산배당만 실시했다.

현재 한온시스템의 주주구성은 한앤컴퍼니(한앤코오토홀딩스) 50.5%, 한국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9.49%), 국민연금(5.82%) 등이다. 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올 상반기 배당금으로 363억원을 고스란히 가져가게 된다.

특히 이번 분기엔 순적자를 냈기 때문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에서 배당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잉여금(결손금)은 회계상 기업의 순손익이 매년 누적돼 있는 돈이다. 한온시스템의 이익잉여금은 올 1분기 말 기준 2조3048억원으로 배당을 하기에 전혀 무리 없는 수준이다.

배당이나 기업설명회(IR)와 같은 재무적 이벤트는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총괄한다. 한온시스템의 CFO는 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부사장이다. 2018년 3분기부터 2년 가까이 CFO를 맡아오고 있다.


1967년생인 라마찬드란 부사장은 인도 케랄라대 기계공학과·화학과를 졸업하고 포드와 비스테온을 차례로 거친 인물이다. 2015년 말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공급체인관리 부사장과 글로벌운영담당 부사장, 경영기획본부장(CPO) 등을 역임했다.

한온시스템은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분기배당은 2016년 1분기(50원)부터 시작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 중으로 지속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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